최형우(35·KIA), 김재환(30·두산)의 공통점은 포수로 프로에 데뷔해 리그를 대표하는 우투좌타 대형 외야수로 성장했다는 점이다.
이들과 똑같은 유형의 포수출신 우투좌타가 2018시즌 리그에 등장했다. 시즌 초반 KBO전체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kt 강백호(19)가 그 주인공이다.
스타일과 주 포지션도 똑 같다. 강백호는 주로 좌익수로 기용되며 고졸 프로데뷔 첫 시즌부터 주전 라인업에 기용되고 있다.
강백호는 고교시절(서울고) 최고의 포수로 꼽혔다. 종종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시속 150㎞의 묵직한 강속구를 던졌다. 김진욱 감독과 kt 코칭스태프는 강백호가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재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해 데뷔 첫 시즌부터 출장기회를 보장하고 있다.
홍성흔 샌디에이고 코치는 현역 초반 국가대표 포수로 활약했고 은퇴를 앞두고 전문 지명타자 요원으로 성공적으로 변신해 리그를 대표하는 대형타자로 활약했다. 홍 코치는 “지명타자는 순간적인 집중력, 상대 배터리와 수 싸움이 매우 중요한데 포수로 쌓은 경험이 타석에서 매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강백호는 올 시즌 포수로 뛴 기록은 없다. 타격에 집중하도록 하기 위해 kt 코칭스태프는 포수로 기용할 계획이 없다. 그러나 경기 전체를 큰 시각으로 바라보며 경기를 운용하는 포수 경험은 타격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에서 배터리코치로 최형우의 성장을 도왔던 조범현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최형우는 포수로도 자질이 매우 뛰어났다. 짧은 송구의 정확성 문제로 결국 미트를 내려놨지만 포수로도 대성할 수 있는 수싸움 능력이 있었다. 외야수로 변신한 뒤 포수 때 쌓은 경험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이라고 평가했다.
두산에서 최고의 포수 유망주로 꼽혔던 김재환은 외야수로 변신한 뒤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성장했다. 김재환은 포수 커리어에 대해 “큰 자산이다”고 말하고 있다.
세 명의 공통점 중 하나는 우투좌타라는 점이다. 야구에서 좌타자는 매우 큰 이점을 갖고 있다. 특히 오른손으로 송구하는 선수가 왼쪽 타석에 서서 큰 성공을 거두는 경우는 신체적, 기술적으로 특별한 재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우투좌타 타자 중 상당수는 장타력 저하를 겪는데 최형우와 김재환, 강백호는 그러한 단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강백호는 아직 장기간의 검증 단계를 필요로 한다. 고교시절 때 상대했던 공과 1군 마운드에 오르는 투수는 전혀 다르다. 그러나 포수로 직접 사인을 내며 타자와 싸웠던 경험은 최형우, 김재환처럼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