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오타니 첫승, 오승환 첫S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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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 부진 오타니, 실전선 본색
오클랜드전 최고 구속 161km에 15km 느린 스플리터로 타선 제압
오승환, 홈런왕 스탠턴 잡아
양키스전 1이닝 무실점 통산 40S

메이저리그 데뷔 마운드에서 던진 첫 번째 공의 스피드는 158km였다. 공은 점점 빨라져 최고 161km를 스피드건에 찍었다. 속구보다 더 위력적이었던 것은 스플릿핑거 패스트볼(스플리터)이었다. 중지와 검지 사이에 끼운 공을 채듯이 던지는 스플리터는 직구처럼 날아오다 타자 눈앞에서 갑자기 가라앉는 구종이다. 직구보다 15km가량 느린 스플리터에 타자들의 방망이는 연신 헛돌았다.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는 LA 에인절스의 일본인 선수 오타니 쇼헤이(24)가 스플리터를 앞세워 빅리그 데뷔전에서 역사적인 승리를 거뒀다.

‘투수’ 오타니는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콜리시엄에서 열린 오클랜드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안타(1홈런 포함) 3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7-3으로 승리하며 그는 빅리그 데뷔전 승리 투수가 됐다. 시범경기에서는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공식 데뷔전에서 화려한 승리를 거뒀다.

오타니는 1회부터 상대 타자들을 압도했다. 첫 타자 마커스 시미언을 상대로 141km 스플리터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2번 타자 제드 로리는 158km짜리 빠른 공으로 포수 파울플라이를 유도했다. 3번 타자 맷 올슨은 빠른공 1개와 스플리터 2개로 간단하게 삼구 삼진 처리했다. 오타니는 3회에도 올슨을 상대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MLB.com은 이 올슨과의 대결에 대해 “160km 직구를 연신 던진 뒤 145km짜리 스플리터로 삼진을 잡는 건 명백한 반칙”이라는 은유적인 표현을 썼다. 이날 솎아낸 6개의 삼진 중 5개가 스플리터를 통한 헛스윙 삼진이었다.

오타니는 2회 연속 안타를 허용한 뒤 맷 채프먼에게 좌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3점 홈런을 맞았지만 위기는 딱 거기까지였다. 오타니는 이후 6회를 마지막으로 마운드를 내려올 때까지 단 한 개의 추가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타자’ 오타니는 지난달 30일 오클랜드와의 정규리그 개막전에선 8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2회 첫 타석에서 빅리그 통산 첫 안타를 신고한 바 있다. 이로써 그는 1920년 조 부시(보스턴), 클래런스 미첼(브루클린 다저스) 이후 98년 만에 메이저리그 첫 10경기에서 투수와 타자로 각각 데뷔한 선수가 됐다. 개막전에 야수로 나선 뒤 10경기 안에 선발투수로 등판한 걸로 따지면 1919년 베이브 루스 이후 99년 만이다.

한편 올해 토론토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돌부처’ 오승환(36·사진)은 같은 날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시즌 첫 세이브를 수확했다. 오승환은 양키스와의 안방경기에서 7-4로 앞선 9회초에 등판해 1이닝을 1안타 1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팀 승리를 지켰다.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40세이브째다. 오승환은 메이저리그의 대표 홈런 타자 장칼로 스탠턴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오승환#토론토 블루제이스#m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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