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정에서 1코스는 정답으로 통한다. 경주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경정 경주의 승패는 첫 번째 승부 시점인 1턴 마크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1턴 마크에서 거리상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코스가 바로 1코스다. 조주거리가 짧아 경쟁상대 보다 경주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이것이 1코스가 가진 가장 큰 무기이자 장점으로 손꼽힌다.
지난 시즌 1806회 경주에서 1코스 우승은 654 회로 36%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2코스 우승은 414회(승률 23%)로 1코스와 비교해 13% 포인트나 차이난다. 1코스 2착은 362회(1·2착 합계 1016회)로 연대율(2착 이내)은 56%, 삼연대율(3착 이내)은 무려 71%다.
선수들의 경기력이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 되면서 센터코스를 비롯해 아웃코스 입상률도 오르는 추세지만 ‘인코스를 선점하는 선수가 승기를 잡는다’는 여전히 유효하다.
최근 1코스의 이점을 활용해 부진 탈출에 성공하거나 경정팬에게 좋은 배당을 선사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3월22일 12회차 8경주에 출전한 14기 권혁민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 시즌 데뷔 후 우승이 한번도 없던 권혁민은 이날 1코스 인빠지기 전법으로 우승하며 첫 승을 올렸다. 3월21일 10경주에서는 1코스를 배정받은 최재원이 열성 모터를 장착했는데도 이응석을 따돌리고 우승해 쌍승식 53.2배와 삼쌍승식 126.5 배를 선사했다. 3월29일 1경주에서는 이휘동이, 7경주에서는 여현창이 인빠지기로 우승하며 각각 12.2배와 11.0배 배당을 연출했다.
1코스는 이처럼 유리한 조건과 높은 코스 활용도를 뽐내고 있지만 선두 자리 공략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스타트 탄력을 받아 나올 수 있는 조주거리가 짧기 때문에 정확한 타이밍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선회 역시 너무 서두르거나 승부 시점을 놓친다면 바깥쪽 경쟁 상대들에게 역습을 허용할 수 있다.
경정 전문가들은 “1코스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지만 정확한 타이밍을 놓친다면 역습을 허용하는 코스다. 그 만큼 경주 경험이 많지 않은 신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어려운 코스”라고 말한다. 하지만 “최근 신인들은 기존 선수들 보다 6개월가량 더 훈련을 받아 어느 정도 기량을 갖추고 있어 공격적으로 인빠지기를 구사하고 있다. 따라서 1코스에 출전하는 신인들이 어느 정도 모터 기력도 받쳐준다면 요주의 선수로 눈여겨 볼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