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지명에서 전체 16순위로 제법 높은 지명을 받았다. 신인으로는 파격적으로 팀의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들었다. 프로의 세계가 어떤 곳인지도 아직 잘 모를 때 이미 ‘우승반지’를 얻었다.
KIA 정용운(28)에게 데뷔 해였던 2009년은 장밋빛이 흘러넘치는 한 시즌이었다. 프로 입단부터 팀의 우승까지, 마주하는 모든 일이 항상 최상의 시나리오를 그렸다.
그러나 이후 해를 거듭할수록 시련이 물밀 듯 찾아왔다. 부상이 몇 차례나 발목을 잡았다. 세 번의 팔꿈치 수술, 그리고 어깨 통증으로 인해 1군보다 재활군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더 많았다.
2016년에야 다시 오르게 된 1군 마운드는 ‘기회’라는 단어를 유독 간절히 생각나게 만들었다. 그는 보직에 상관없이 어느 자리에서건 최선을 다하며 다시 빛을 볼 날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2017년, 25경기에서 3승 2패 방어율 5.92의 성적을 남겨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2018시즌을 선발투수로 시작했다. 3월 29일 삼성전에서 5이닝 무실점 투구로 시즌 첫 승을 챙겼다. 제구가 다소 흔들려 위기도 있었지만 특유의 집중력을 살려 침착하게 상대 타자들을 처리해 나갔다. 위기를 벗어났던 비결에 대해서는 특유의 ‘루틴’이 따르는 세트 포지션을 비결로 꼽았다. 그는 3일, “세트 포지션에서는 힘을 빼고 공을 던지기 때문에 오히려 제구가 더 좋아지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이어 특유의 팔을 뻗는 루틴에 대해서는 “올해도 계속 주자가 나간 상황에서만 할 생각이다. 하던 대로 하는 게 가장 좋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보직에 대해서는 “아직 내 자리가 확정 되지 않았다. 지금 마주한 기회를 계속 잡으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이제는 정말 잡았으면 좋겠다”고 선발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전반기와 비교해 후반기가 너무 좋지 않았다. 공을 그렇게 많이 던진 시즌은 처음이었다.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진 모습이었다. 올해는 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비시즌에 체력을 많이 보강했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으로는 ‘제구’를 꼽았다. 정용운은 “제구력은 심리적인 요인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 같다. ‘불리한 볼카운트 싸움을 하지 말아야지’라고 하다 보면 꼭 흔들리더라. 스스로 쫓기기 보다는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며 멘탈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