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7연패의 사슬을 간신히 끊어내고 재도약을 노리는 롯데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안방이다. 2017시즌이 끝난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삼성으로 이적한 강민호의 공백에 따른 고민은 현실이 됐다. 이를 최소화하고자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있지만, 아직 만족할 만한 답을 찾지 못했다. 타격과 도루저지율 등 겉으로 드러나는 지표는 차치하더라도 경험에 따른 투수 리드 등 ‘무형의 가치’를 고려하면 고민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로선 1군 엔트리에 포함된 포수 세 명의 활용도를 극대화하며 버텨야 한다는 게 결론이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3일 대전 한화전에 앞서 포수 운용에 대한 생각을 드러냈다. 언젠가는 변화를 줘야 하지만, 당분간은 3인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롯데의 1군 엔트리에 포함된 포수는 김사훈(31)과 나원탁(24), 나종덕(20) 세 명이다. 2일까지 이들이 합작한 도루저지율은 0.200(10번 시도·2번 저지), 타율은 0.100(20타수 2안타)에 불과하다. 그야말로 공수 양면에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투수리드와 블로킹 등 ‘무형의 가치’에 초점을 맞추면, 이 같은 현상은 더욱 도드라진다. 현역 최고의 포수로 손꼽히는 양의지(31·두산)도 “리드에는 정답이 없다”고 고개를 젓는데, 1군 경험 자체가 적은 포수들로 풀타임을 소화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는 의미다.
개막 엔트리부터 이름을 올린 나원탁과 나종덕은 2017시즌까지 1군에서 마스크를 쓴 이닝이 각각 57.2이닝(12경기), 14이닝(5경기)이 전부였다. 한 해설위원은 이를 두고 “기술적인 부분보다 경험이 문제”라고 우려했다. 롯데가 개막 후 첫 승을 거둔 1일 사직 NC전 선발 포수가 통산 114게임을 소화한 김사훈이었다는 점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조 감독은 포수 엔트리에 변화를 줄 생각도 했다. 1일 주루 도중 발목에 통증을 느꼈던 신인 한동희를 뒷받침할 야수의 콜업을 고민했던 것이다. 그는 “투수들은 아직 힘이 있다”며 “(한)동희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면 포수 한 명을 내리고 다른 야수를 올릴 생각도 했는데, 다행히 (한동희의) 몸 상태가 괜찮다”고 밝혔다.
기용 방식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 특별한 원칙을 정하진 않았다. 선발투수와 공격적인 라인업 등 필요에 따라 다른 운용을 할 수 있지만, 당분간 순리대로 가겠다는 의미다. 경험이 풍부한 김사훈이 중심을 잡을 것이 유력하다. 조 감독은 한화전 안방마님으로 김사훈을 택했고 9번에 배치했다. 조 감독은 “(포수 기용에 대한) 원칙을 정해놓진 않았다”면서도 “시즌을 치르다 보면 포수 3명으로 쭉 가긴 어렵다”고 향후 변화를 시사했다. 과연 롯데의 안방은 언제쯤 안정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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