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스타 맹주가 왔다” 1000여명 몰고 다닌 우즈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4일 03시 00분


마스터스 연습라운드부터 열광… 2번홀 ‘칩 인 이글’ 함성 최고조
1997년 최연소 우승 등 대회 4승… 커플스 “허리 문제없어 보였다”


“타이거 우즈(43·미국·사진)가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연습 라운드를 열광적 분위기로 바꿔 놨다.”

AP통신은 3일 마스터스 첫 공식 연습이 열린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파72)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3년 만에 ‘골프 명인의 열전’으로 불리는 마스터스에 복귀해 몸 풀기에 나선 우즈를 보기 위해 1000여 명의 갤러리가 모여들었다. 이들은 우즈를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거나 멋진 샷이 나오면 환호했다. 특히 2번홀(파5)에서 우즈가 환상적인 ‘칩 인 이글’을 성공시키자 함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갤러리들은 “고 타이거!” “(대회 최종일인) 일요일에도 이런 샷 부탁해요”라며 우즈를 응원했다. 이날 우즈는 저스틴 토머스, 프레드 커플스(이상 미국)와 함께 연습 라운드를 소화했다. 토머스는 “연습 라운드부터 이렇게 큰 함성을 들을 수 있는 대회는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우즈는 마스터스와 인연이 깊다. 1996년 “헬로 월드(Hello World)”라는 인사말과 함께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뛰어든 그는 1997년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서 역대 최연소(만 21세 3개월)로 우승을 차지하며 골프 황제의 탄생을 알렸다. 마스터스만 네 번(1997, 2001, 2002, 2005년) 정복했던 우즈는 5일 개막하는 2018 마스터스에서 개인 통산 다섯 번째 그린재킷을 품겠다는 각오다. 우즈는 마스터스 우승 시 PGA투어 통산 80승을 달성한다.

우즈의 마지막 메이저 우승은 2008년 US오픈이며, 마지막 PGA투어 우승은 2013년이다. 역대 마스터스 우승자 자격으로 평생 출전권을 보유한 우즈지만 2016년과 2017년에는 허리 부상 때문에 참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컨디션을 회복하면서 조금씩 기량을 되찾고 있다. 우즈는 올 시즌 6개 대회에 출전했다. 톱10 진입은 준우승을 차지한 발스파 챔피언십을 포함해 3번이었다. 우즈는 “마스터스 출전을 목표로 몸을 만들어 왔다”고 말했다. 이날 함께 연습 라운드를 한 커플스는 “오늘 우즈의 플레이를 보니 허리는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는 공을 멀리 쳤고 궤적은 아름다웠다”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베팅 업체들은 우즈(세계 103위)의 우승 확률을 조던 스피스(미국·세계 4위) 등과 함께 공동 4위로 보고 있다. 오거스타를 정복하기 위해선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우즈는 “마스터스 출전으로 인생에서 두 번째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목표는 우승이다”고 말했다. 베팅 업체들이 꼽고 있는 우승 1순위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세계 7위), 2순위는 저스틴 토머스(미국·세계 2위), 3순위 더스틴 존슨(미국·세계 1위) 등이다.

한편 한국 선수로는 ‘영건’ 김시우(23)가 유일하게 올해 마스터스에 출전한다. 지난해 마스터스를 처음으로 경험한 그는 이번 대회에서 컷 통과를 넘어 상위권 입성을 노린다.

세계 랭킹 51위 김시우는 “한국 선수 중에 홀로 출전하다 보니 책임감이 막중하다. 부담감을 버리고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타이거 우즈#마스터스#칩 인 이글#미국프로골프투어#pga투어#김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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