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전 밀어내기 실점 등 4회 2사까지 5볼넷 5안타 3실점
팀 선발 중 혼자 5이닝 못채워
다저스, 15회 연장 7-8 역전패
같은 공간에서 애리조나 출신 김병현(39)은 향긋한 추억을, LA 다저스 류현진은 쓰라린 아쉬움을 남겼다.
3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애리조나와 LA 다저스의 경기. 애리조나는 팀 창단 20주년을 기념해 2018 홈 개막전 시구자로 김병현을 초대했다. 1999∼2003년 애리조나에서 뛰며 2001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함께한 김병현은 메이저리그 통산 86개의 세이브 중 70개를 애리조나에서 거뒀다.
지난겨울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뛰며 현역 연장 의지를 보였던 김병현은 이날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지금도 다시 공을 던지고 싶다. 하지만 당장은 아니다. 나이가 너무 많다”며 웃었다. 상대 선발로 나서게 된 류현진에 대해서는 “워낙 잘 던지는 친구다. 하던 대로 하면 된다”고 치켜세웠다. 류현진과 애리조나 중 누구를 응원하느냐는 질문에는 “곤란한 질문”이라더니 “애리조나”라고 답해 친정 사랑을 보여줬다.
김병현의 애리조나 응원이 너무 강했을까. 다저스 9명 등 양 팀에서 총 17명의 투수를 등판시키며 15회 연장까지 가는 혈투로 치러진 이날 경기에서 애리조나가 제프 매시스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8-7로 승리했다.
반면 류현진은 1회말 3점 앞선 상태에서 마운드에 올랐으나 3과 3분의 2이닝 5피안타 5볼넷 3실점한 뒤 교체됐다.
1회말 류현진은 2사 후 폴 골드슈밋(2루타), A J 폴록(2루타)에게 연속 장타를 허용해 첫 실점을 했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1회 2사를 잡아 놓고 끊어야 했는데 바깥쪽 빠른 공, 실투라고 보기 어려웠던 체인지업이 연달아 장타로 이어지니 자신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초반 빠른공 구속이 나오지 않았는데 오늘 컨디션이 안 좋다고 생각하다 보니 스스로를 믿지 못하면서 2사 이후 잡을 수 있는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했다”고 평했다.
류현진의 이날 직구 최고 시속은 148km, 직구 평균 구속은 145km였다. 직구의 위력은 나쁘지 않았으나 제구력이 문제였다. 75개의 공을 던졌지만 스트라이크는 45개에 그쳤다. 3회에는 통산 두 번째 밀어내기 볼넷 실점도 기록했다.
경기 후 류현진 스스로도 볼넷이 많았던 점과 커브가 제대로 통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류현진은 비시즌 동안 회전력을 높이는 등 커브 위력을 더하기 위한 연습을 많이 해왔다. 그는 이날 새로 익힌 커브는 잘 통했지만 기존 방식대로 던진 커브가 먹히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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