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30)은 FC서울의 보배다. 현대축구에서 ‘원 클럽 맨’을 쉽게 찾기 어렵지만 2006년부터 그는 한 번도 서울 유니폼을 벗은 적이 없다. 궂을 때나 좋을 때나 한결같이 상암벌을 지켜왔다.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6라운드는 서울에게 굉장히 중요했다. 시즌 개막 후 5경기에서 3무2패로 저조했던 터라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무조건 결과를 잡아야 했다. 이날 경기에서 윙 포워드로 출격한 고요한은 역시 ‘믿을 맨’이었다. 2골을 몰아쳐 팀의 2-1 승리를 진두지휘했다. 2013년 4월 강원FC전 이후 5년 만에 나온 그의 멀티 골과 함께 ‘서울의 봄’이 돌아왔다.
이는 국가대표팀에도 굉장히 반가운 소식이다. 좌우 풀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심지어 측면 공격수로도 뛸 수 있는 고요한은 활용가치가 상당히 높다. 대표팀에서 그의 주 역할은 오른쪽 풀백이지만 어디든 빈틈을 틀어막을 수 있는 능력은 대단한 장점이다.
대표팀 신태용 감독도 고요한을 높이 평가한다. “과거 농담 삼아 ‘네가 K리그에서 가장 더러운 축구를 한다’고 해줬다.” 그만큼 악착같고 끈질기다는 얘기다. 3월 뜻하지 않은 오른 발목 부상으로 북아일랜드~폴란드로 이어진 유럽 원정 시리즈에 불참했으나 코칭스태프가 예의주시하며 몸 상태를 꾸준히 체크하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물론 A매치가 5월 말까지 진행되지 않는 만큼 소속 팀을 통한 간접 비교와 경쟁이 불가피하다. 오른쪽 수비수로 이용(32), 최철순(31) 등 K리그1 ‘최강’ 전북 현대 콤비가 꾸준하게 역량을 과시하고 있어 2018러시아월드컵에 출격할 최종엔트리(23인)가 5월 14일 발표될 때까지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그래도 11일 멀티골로 희망이 더 높아졌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프랜차이즈 스타로 서울의 유일한 대표 선수인데, 앞으로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 월드컵에 나서길 바란다”는 서울 황선홍 감독의 응원에 고요한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것은 큰 메리트다.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