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종료 3초전, 김선형이 끝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3일 03시 00분


SK, 혈투 끝 DB 101-99 눌러… 2연패 뒤 첫승 분위기 반전 성공
2Q 20점까지 뒤지다 역전 감격, DB 버튼 25점… 파괴력 떨어져

문경은 감독, 챔프전 6연패 탈출 문경은 SK 감독이 1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DB와의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3차전에서 경기 후반 김선형의 역전골이 터지는 순간 두 팔을 벌려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앞선 2경기를 모두 내줬던 SK는 이날 101-99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스포츠동아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문경은 감독, 챔프전 6연패 탈출 문경은 SK 감독이 1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DB와의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3차전에서 경기 후반 김선형의 역전골이 터지는 순간 두 팔을 벌려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앞선 2경기를 모두 내줬던 SK는 이날 101-99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스포츠동아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하프라인 부근에서 드리블을 시작한 SK 김선형(사진)은 DB 수비수 4명을 이리저리 따돌렸다. 골대 오른쪽까지 15m 가까이 내달린 뒤 상대 수비 너머로 던진 볼은 높은 포물선을 그리다 림에 빨려들어갔다. 김선형의 원맨쇼로 SK는 경기 종료 3초 전 2점 차로 달아났다. 벼랑 끝으로 내몰린 SK가 기사회생한 순간이었다.

SK는 1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3차전에서 2쿼터 한때 20점 차까지 뒤진 열세를 딛고 김선형의 막판 활약에 힘입어 연장 끝에 101-99로 이겼다.

원주 방문경기에서 2연패에 빠진 SK는 1승 2패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김선형은 경기 전날 숙소 사우나에서 SK 문경은 감독과 알몸 미팅을 가졌다. 선발로 출전한 1, 2차전과 달리 3차전에선 교체 멤버로 투입하겠다는 게 문 감독의 통보였다. SK 간판가드 김선형은 정규리그에 오른쪽 발목을 다쳐 45경기를 결장했다. 그 후유증으로 플레이오프 들어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문 감독은 “선형이를 아꼈다 4쿼터 승부처에서 해결사로 활용할 의도였다”고 밝혔다.

1, 2차전 평균 9점을 기록한 김선형은 이날 4쿼터에만 팀이 올린 22점 가운데 11점을 책임졌고, 연장전에서도 4점을 보탰다. 15득점, 4가로채기를 기록한 김선형과 문 감독은 챔프전 6연패 끝에 첫 승을 맛봤다.

김선형은 “정말 짜릿한 승리였다. 마지막 공격은 내가 끝낸다는 생각으로 덤벼들었다. 감독님이 체력 안배를 해준 덕분에 4쿼터 속공이 살아나 리듬을 탈 수 있었다”고 말했다. 5653명 관중이 일제히 “김선형”을 연호한 데 대해 그는 “선수가 포기하지 않으면 팬들도 포기하지 않는다고 여겼다.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문 감독은 “20점 뒤진 경기를 이겼기 때문에 선수들이 큰 자신감을 얻을 것 같다. 2승 2패로 균형을 맞추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3-2 지역 방어를 변형한 SK의 드롭존 수비도 역전승의 발판이 됐다.

역대 챔프전에서 초반 3연승한 팀이 우승을 못 한 경우는 없다. 이날 이겼더라면 우승 확률 100%의 상황에 들어갈 수 있었던 DB는 디온테 버튼이 연장전에서 팀이 올린 10점을 홀로 책임진 것을 포함해 25점을 넣었지만 평균 38.5점을 기록한 1, 2차전 때보단 파괴력이 떨어졌다. 로드 벤슨(13득점 9리바운드)이 3쿼터 중반 4번째 반칙을 하며 높이의 강점도 사라졌다.

이상범 DB 감독은 “주전들의 파울 트러블로 수비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마지막 공격은 내 작전 미스였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DB는 종료 3초 전 시작한 공격에서 손발이 제대로 맞지 않아 슈팅도 못 했다.

4차전은 14일 오후 2시 30분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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