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처럼 16경기 10승 6패지만… 올핸 박경수가 7번 밀릴 정도로 강백호-황재균-유한준 등 강타선
데뷔 첫승 박세진 등 투수도 탄탄
KT 주장 박경수가 12일 NC와의 방문경기에서 2회 상대 선발 정수민을 상대로 결승 솔로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KT 제공
KBO리그 제10구단 KT의 2017시즌은 ‘혹시나’로 시작해 ‘역시나’로 끝났다. KT는 시즌 개막 후 16경기에서 10승 6패로 2위였다. 초반 11경기까지는 단독 선두를 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4월이 채 끝나기도 전에 5할 승률이 무너졌고 이후 줄곧 내리막길이었다. 최종 성적은 50승 94패(승률 0.347)로 최하위였다. 2015년 1군 진입 후 3년 연속 꼴찌였다.
공교롭게도 올해 12일 현재 16경기를 치른 KT는 지난해와 같이 10승 6패(2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는 과연 최하위를 벗어날 수 있을까. 현재까지 모습으로 보면 충분하다. 최하위 탈출이 아니라 김진욱 KT 감독이 시즌 전 목표로 내세웠던 “5할 승률, 5강 진입”도 가능해 보인다. 승패 수는 같을지 몰라도 알맹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가장 단적인 예는 ‘7번 타자’ 박경수(34)다. 베테랑 내야수 박경수는 지난해까지 중심 타선에 자리했다. 2015년 22홈런을 시작으로 2016년 20개, 지난해 15개 홈런을 치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그런 박경수가 올해는 하위 타선에 배치됐다. 보다 힘 있고, 장타력 있는 타자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전 KT는 메이저리거로 활약했던 3루수 황재균을 88억 원(4년 기준)에 데려왔다. 여기에 ‘괴물 신인’ 강백호가 합류하면서 타선에 힘을 더했다. 외국인 선수 로하스, 넥센 4번 타자 출신의 윤석민과 유한준, 이해창 등이 어우러진 타선은 상대 투수들에게는 위협 그 자체다.
박경수의 방망이 실력이 떨어진 건 아니다. 박경수는 12일 NC전에서 2회 선발 정수민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KT가 이날 7-2로 승리하면서 박경수의 홈런은 결승타가 됐다. 시즌 4번째 홈런이다.
2016년 KT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왼손 투수 박세진은 이날 NC 타선을 5와 3분의 2이닝 2실점으로 틀어막고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KT 제공 KT는 이날 오태곤의 연타석 홈런과 유한준의 쐐기 홈런 등 홈런 4방을 앞세워 NC와의 주중 3연전을 싹쓸이했다. 이날 현재 KT 타선은 33개의 홈런을 합작해 10개 구단을 통틀어 팀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다.
10∼12일 NC와의 3연전 내내 KT 타선은 예년과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10일 경기에서 7회까지 0-4로 뒤지던 KT는 8회 심우준의 2점 홈런으로 2점을 따라간 뒤 9회초 유한준의 역전 3점 홈런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KT 관계자는 “작년까지는 생각도 할 수 없는 경기 내용이었다. 전력이 탄탄해지면서 선수들의 자신감이 하늘을 찌른다”고 말했다. 11일에는 강백호와 로하스의 홈런을 앞세워 역전승을 거뒀고, 12일에도 박경수의 홈런 등으로 압승했다.
타선에 비해 투수진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이다. 하지만 지난해 선발 마운드를 책임졌던 피어밴드와 고영표가 건재하고 두산 에이스 출신의 니퍼트도 선발진에 합류했다. 니퍼트는 11일 NC전에서 5이닝 4실점으로 첫 승을 신고했다. 12일에는 ‘영건’ 박세진이 5와 3분의 2이닝 2실점 호투로 2016년 데뷔 후 생애 첫 승을 따냈다. KT로선 여러모로 ‘혹시나’가 기대되는 시즌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