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한 두산 필승조, 아무리 맞아도 씩씩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8일 03시 00분


1∼3년차 곽빈-박치국-이영하
물러서지 않는 공격적 투구로 ‘마운드 화수분’ 알토란 활약


두산 김태형 감독은 ‘닥치고 공격’ 스타일의 지도자다. 타자들에게는 공격적으로 칠 것을 주문한다. 투수들에게도 “맞아도 좋으니 정면승부 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선수들이 이를 실천하는 건 말처럼 쉽지 않다. 특히 투수들은 맞지 않기 위해 도망가는 피칭을 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영건’들로 구성된 두산 필승조는 김 감독의 생각처럼 ‘공격∼ 앞으로’다.

10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7회말 구원 등판한 신인 투수 곽빈(19)은 선두 타자 러프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다. 자신의 데뷔 첫 피홈런이었다. 하지만 곽빈은 다음 타자 강민호를 상대로 초구 직구를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꽂아 넣었다. 시속 149km로 올 시즌 자신의 최고 스피드였다. 정면 돌파를 선호하는 곽빈은 17일 현재 1승 1세이브, 2홀드의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2년차 투수 박치국(20)과 3년차 이영하(21) 역시 맞을지언정 물러서지 않는다. 사이드암 투수 박치국은 올해 팀에서는 없어선 안 될 중간 계투 투수다. 11경기에 출전해 1패 3홀드를 기록하는 동안 평균자책점은 ‘0’이다.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승 3패, 평균자책점 5.55를 거둔 이영하는 4월 들어 페이스가 좋지 않다. 1일 KT전에서 1과 3분의 1이닝 동안 4실점 하는 등 거의 매 경기 실점하며 평균자책점이 9.39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뛰어난 신체조건(192cm, 91kg)에서 뿜어져 나오는 최고 150km의 빠른 공은 여전히 위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시즌 전만 해도 두산의 중간 계투진은 팀의 약점으로 꼽혔다. 이용찬이 선발로 전향했고, 베테랑 이현승과 김승회가 부상 등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조차 “선수가 없어 어린 투수들을 기용하게 됐다”고 농담을 던졌을 정도다.

하지만 두산은 이날 현재 14승 5패로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김 감독은 “어린 투수들이 마운드에서 자기 공을 던지는 게 고무적이다. 이대로만 잘 커준다면 향후 10년간 두산 마운드의 기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은 좋은 야수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와 ‘화수분 야구’로 불렸다. 두산의 화수분이 올해는 마운드로도 넓어졌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두산 김태형 감독#곽빈#박치국#이영하#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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