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철과 김선우 위원 바라본 2018년 류현진의 진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4월 27일 05시 30분


부상을 말끔히 털어낸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열리는 샌프란시스코전에서 선발 등판해 시즌 4승 사냥에 나선다. 시즌을 마치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그에겐 성적과 건강 모두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한 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부상을 말끔히 털어낸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열리는 샌프란시스코전에서 선발 등판해 시즌 4승 사냥에 나선다. 시즌을 마치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그에겐 성적과 건강 모두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한 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1·LA 다저스)이 야구 팬의 주말 아침을 다시 한번 책임진다. 28일(한국시간) 오전 11시 15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코 AT&T파크에서 열리는 샌프란시스코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이번 등판은 류현진의 올 시즌 5번째 선발등판. 앞선 4번의 선발등판에서는 3승 무패 방어율 1.99의 눈부신 성적을 남겼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2013년 이후 가장 좋은 출발을 알리며 정규시즌의 순항을 이어가는 중이다.

부상과 재활로 최근 2년간 제 컨디션을 보이지 못했던 것과 달리, 올해부터는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시즌 초반을 기분 좋게 보내고 있다. 더군다나 프리에이전트(FA)를 앞둔 그에게 시즌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가장 가까이에서, 또 가장 정밀하게 지켜보고 있는 ‘대선배’ 정민철·김선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에게 류현진의 2018시즌에 대해 물었다. 정 해설위원은 류현진이 한화에서 활약할 때 팀 선배이자 코치로 그를 지켜봤고, 김 해설위원은 전직 메이저리거로서 누구보다 냉정하게 류현진의 앞날을 예측할 수 있는 객관성을 갖췄다. 두 해설위원의 평가를 직접 화법으로 정리했다.

LA 다저스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정민철 “실력으로 바꾼 팀 내 입지, 커브 궤적 변화도 인상적”

시즌 초반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얻으면서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류현진은 올 시즌을 5선발로 시작했다. 등판일 조정 같은 변수를 만나면 선발투수는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자신의 실력으로 설움을 이겨냈다. 두 번째 등판부터 연승을 올리며 동력을 받은 느낌이다.

투구 패턴에는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단, 올 시즌에는 홈 플레이트로 떨어지는 커브의 궤적이 정말 인상적이다. 류현진은 지난해까지 시속 110㎞ 정도의 슬로우 커브를 자주 던졌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시속 117~119㎞ 정도의 회전수가 빠른 커브를 던진다. 스트라이크존에서 홈 플레이트로 빠르게 떨어져 상대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구종이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선발투수에게 많은 이닝 부담을 주지 않는 경기 운영을 한다. 류현진이 완급조절 없이 커브에도 힘을 더 실어 회전수를 늘릴 수 있는 이유다. 궤적이 이전보다 짧고 빠르게 꺾인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더 쉽다.

본인이 오랜 목표로 했던 15승과 2점대 방어율도 올 시즌 기대해볼만하다. 동기부여 자체가 여느 시즌과 다르다. FA가 다가오고, 그에 맞춰 시즌 초반의 결과도 좋다. 결혼 후 안정을 찾았다는 점도 긍정적이라 본다. 선수는 ‘가족’이 생기고 나면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진다. 여러모로 류현진에게 좋은 기운이 따르는 해다.

LA 다저스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김선우 “좌타자 상대 투심 좋은 효과, 향후 몸 관리 중요해”

새롭게 추가한 구종을 이렇게 빨리 자기 것으로 흡수할 줄 몰랐다. 던질 수 있는 모든 구종을 실전에 효율적으로 적용시킨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그것도 대충 던지는 게 아니다. 마치 오래 전부터 던졌던 공인 것처럼 능수능란하게 자기 공을 던진다.

특히 새롭게 장착한 투심 패스트볼의 효과는 매우 인상적이다. 좌타자의 몸쪽으로 강하게 던지는 투심이 생기다 보니 원래 강점이었던 포심 패스트볼도 동반 상승효과를 보고 있다. 류현진도 사람이니 매번 완벽한 공을 던질 수는 없다. 그러나 올해 류현진을 보면 타자와의 타이밍 싸움을 기가 막히게 한다. 이 때문에 실투가 되도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만든다. 선배지만, 정말 배우고 싶은 부분이다.

끝으로 몸 관리의 중요성을 한번 짚어주고 싶다. 수술 후 돌아온 지 2년째라는 점을 분명 잊지 말아야 한다. 승수나 방어율에 대한 욕심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건강한 몸’에 대한 욕심도 냈으면 한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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