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자루를 들고 3연전을 쓸어 담는 팀들이 어느 때보다 많아졌다. ‘스윕’이 잦아지며 일주일이 지날 때마다 순위표가 요동치고 있다. 중위권 팀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가운데 잦은 스윕은 순위 싸움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 싹쓸이 13번, 144G 체제 기준 최다
30일까지 10개 구단별로 개막 2연전을 제외하고 10차례의 3연전을 치렀다. 리그차원에선 총 50차례 3연전 시리즈가 펼쳐졌다. 이 중 스윕은 13번 나왔다. 144경기 체제가 도입된 2015년 이후 같은 시점 기준으로 가장 많다. 팀별 10차례 3연전을 치른 시점 기준으로 따지면, 2015년은 총 11차례의 스윕이 기록됐다. 2016시즌에는 9차례, 지난해는 다시 11차례로 뛰었다. 초반 판도가 스윕으로 갈리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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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팀과 약팀의 분류, 스윕에서 갈린다?
혼전의 스윕 판도에서도 1경기 차 선두 두산과 2위 SK는 고고하다. 두산은 롯데와 삼성을 상대로 각 한 번씩 스윕승을 거뒀지만 한 번의 스윕패도 없었다. ‘루징 시리즈’도 두 차례 뿐이다. SK는 10번의 3연전 중 세 차례 스윕승을 기록했고, 스윕패는 없다. 한화와 NC, KT가 SK의 희생양이 됐다.
반면 8위 NC, 9위 롯데, 10위 삼성은 아직 한 번의 스윕승도 거두지 못했다. NC는 KT와 SK, LG에게 스윕패로 최다 1위다. 롯데는 두산을 상대로 한 차례 스윕패했지만, 3연전 싹쓸이는 없다. 개막 직후의 아찔한 슬럼프는 벗어났고, 최근 3연속 위닝 시리즈를 기록했지만 순위 싸움에서 큰 동력이 될 수 있는 스윕승은 아직 없다. 최하위에 처진 삼성도 두산에 한 차례 스윕패했을 뿐, 스윕승이 없다.
● 혼전의 중위권, ‘꿀잼 시즌’ 가능할까
선두권을 형성한 두산과 SK는 초반부터 순위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도 한 때 8연승을 내달리며 단숨에 3위까지 뛰어올랐다. 이후 순위는 안개속이다. 4위 KT와 9위 롯데의 승차는 단 2경기에 불과하다. 한 번의 3연전에서 미끄러질 경우 4위가 9위로 추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때문에 유독 스윕이 잦은 올 시즌의 판도를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KBS 이용철 해설위원은 “어느 한 팀이 앞서나가지 못하면서 물고 물리는 시즌이 되고 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전까지 치고 나가겠다는 생각이 조급증을 만드는 것 같다”는 견해를 냈다. SBS스포츠 이종열 해설위원도 “중위권 혼전이 현재까지 시즌의 관전 포인트다. 어느 한 팀도 쉽게 앞서가지 못한다. 그렇다고 쉽게 처지는 팀이 없다. 분위기가 떨어진 팀들은 약체를 잡고 올라서야 하는데, 격차가 좁다”며 “올 시즌은 밖에서 보기에 재미난 시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