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에이전트(FA)의 영입은 단기간에 팀 전력을 강화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막대한 투자비용이 들지만, 그에 따른 결실을 맛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KIA는 2017시즌 토종 거포 최형우(35)의 FA 영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최형우와 4년 100억원의 FA 계약을 성사시키며 타선의 무게감을 높였다. 2016년만 해도 KIA의 팀 타율은 KBO리그 구단 중 최하위권에 가까웠다. 팀 홈런은 170개로 3위였지만, 팀 타율은 0.286으로 10개 구단 가운데 9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KIA는 최형우의 가세로 한 시즌 만에 팀 타율 1위(0.302)의 막강 타선을 구축했고, 거센 공격력을 앞세워 한국시리즈 직행과 통합 챔피언의 영광까지 누렸다.
최형우 영입 효과는 결과적으로 신의 한수가 됐다. 2017시즌 KIA의 붙박이 4번타자로 기용된 최형우는 정규리그 142경기를 소화하며 큰 부침 없이 타율 0.342(514타수 176안타)로 꾸준한 활약을 자랑했다. 개막 후 약 보름간의 기간을 제외하곤 늘 3할 대의 타율을 유지했고, 홈런 26개를 포함해 총 120타점을 뽑아내며 통합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FA 성공사례로 남게 됐다.
2018년엔 LG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이번엔 김현수 효과를 기대한다. LG는 2017시즌 팀 타율 0.281로 7위에 머물렀다. 팀 홈런은 110개로 리그 최하위였다. 타고투저 성향이 짙은 리그에서 탄탄한 마운드에 비해 다소 부족한 공격력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고 정규리그 6위에 그쳤다. 이에 LG는 ‘타격기계’ 김현수와 4년 115억의 FA 계약을 체결하며 장타 갈증을 단번에 해소했다.
올 시즌에만 벌써 6번의 홈런 아치를 그린 김현수는 최근 부상을 입은 아도니스 가르시아를 대신해 4번타자의 중책을 맡고 있다. 김현수는 가르시아 없이 치른 최근 11경기에서 타율 0.452로 홈런 2개를 포함해 8타점을 생산하며 해결사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중이다. 4월 28일까지 이어진 LG의 8연승도 뜨겁게 달아오른 김현수의 방망이에서 비롯됐다.
덩달아 동료들의 공격력도 동반 상승 중이다. 홈런의 숫자가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팀 내 최다홈런(17개)을 기록했던 유강남이 벌써 8개, 양석환이 6개로 힘을 보태며 팀 홈런 35개(4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페이스가 상당히 빠르다. 또 타선 전반에 걸쳐 맹타를 휘두르는 덕분에 팀 타율 역시 0.297로 리그 1위에 올라있다. 김현수의 가세로 ‘신바람’에 본격 시동을 건 LG의 질주 끝엔 무엇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