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 시거 ‘시즌 아웃’…다급한 다저스의 선택은 마차도? 볼티모어는 이적설 진화 나서…‘뜨거운 감자’된 예비 FA 10홈런 30타점…양키스 간판타자로 거듭난 그레고리우스 데릭 지터 그늘 벗어나 공수 겸비한 최고 유격수로 도약
2018시즌도 어느덧 1개월여가 흘렀다. 그러나 월드시리즈를 향한 여정은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윤곽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아메리칸리그(AL)는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보스턴, 뉴욕 양키스, 클리블랜드, 휴스턴이 순항하고 있다. 반면 내셔널리그(NL)에선 LA 다저스의 부진이 두드러진 가운데 워싱턴마저 5할 승률을 밑돌고 있다. 5월에는 또 어떤 양상이 전개될지 궁금하다. 점차 열기를 더해가고 있는 순위경쟁과 더불어 최근 메이저리그에선 두 사나이가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모두 유격수다. 볼티모어 매니 마차도(26)와 양키스 디디 그레고리우스(28)다. 7월말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멀찌감치 남겨두고도 마차도의 거취는 이미 뜨거운 감자다. 지안카를로 스탠튼도, 애런 저지도, 개리 산체스도 제친 그레고리우스의 가공할 홈런포는 양키스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벌써부터 거취로 주목 받는 마차도
매 시즌 30홈런-100타점이 가능한 내야수인 마차도는 올 시즌을 마치면 프리에이전트(FA)가 된다. 이 때문에 지난겨울부터 3억달러(약 3200억원) 이상의 초대형 계약을 점치는 현지 보도가 잇달았다. 자금력이 부족한 볼티모어가 그를 잡기는 어려울 테고, 결국 양키스를 비롯한 빅마켓 구단으로 이적하리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까지는 주로 3루수로 활약했지만, 올 시즌에는 유격수로만 나서고 있다.
마차도의 행선지가 상당히 이른 시기에 수면위로 부상한 데는 이유가 있다. 다저스 유격수 코리 시거의 팔꿈치 수술 때문이다. CBS스포츠를 비롯한 미국 매체들은 2일(한국시간) 앞 다퉈 마차도의 다저스 이적 가능성을 다뤘다. 다저스가 시즌 아웃된 시거를 대신하려면 마차도를 영입해야 한다는 요지다. 마차도는 이날 현재 타율 0.366, 9홈런, 23타점, OPS 1.138을 기록 중이다.
볼티모어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댄 두켓 볼티모어 단장이 직접 나서서 ‘시기상조’임을 강조했다. 형편없는 성적(8승21패) 때문에 마차도의 이적설이 제기됐지만, 아직 시즌을 포기할 단계는 아니라는 얘기였다. 그러나 7월까지 갈 필요도 없이 5월 안에 마차도의 이탈이 현실화할 것이란 예상 또한 만만치 않다. 당장은 티켓(입장수입)을 의식해 ‘립서비스’를 할 수밖에 없는 처지일 뿐이다.
디디 그레고리우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지터의 그늘 벗어나는 그레고리우스
메이저리거치고는 독특하게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난 그레고리우스는 양키스 팜 출신이 아니다. 2012년 신시내티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했다. 그러나 2012시즌 후 추신수가 클리블랜드를 떠나 신시내티로 이적할 때의 3각 트레이드에 연루돼 애리조나로 옮겼고, 다시 2015시즌에 앞서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2014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영원한 캡틴’ 데릭 지터의 공백을 일단 그레고리우스로 메우려는 것이 양키스의 의도였다.
팬들의 기대치는 더 높았다. ‘뉴욕의 연인’으로 불릴 만큼 사랑을 독차지한 지터의 그늘을 지울 선수로 보지 않았다. 수비력은 괜찮은 편이나 문제는 공격력이었다. 신시내티와 애리조나에서 보낸 3년간 192경기에서 타율 0.243, 13홈런, 57타점에 그쳤다. 다른 팀도 아닌 양키스의 주전 유격수로는 부족했다.
첫 시즌에는 155경기에서 타율 0.265, 9홈런, 56타점을 기록했다. 153경기에서 타율 0.276, 20홈런, 70타점을 올린 2016시즌부터 확 달라졌다. 어깨 부상 때문에 부상자 명단에서 시작한 지난해에는 지터가 갖고 있던 양키스 유격수 단일시즌 최다홈런 기록도 1개 경신했다. 136경기에서 타율 0.287, 25홈런, 87타점을 올렸다. 양키스 이적 이후 매년 ‘커리어 하이’다.
그레고리우스는 2일 현재 타율 0.333, 10홈런, 30타점, OPS 1.159를 기록 중이다. 모두 팀내 1위다. 멀티히트 경기도 10차례다. 지난달 4일 탬파베이를 상대로는 4타수 4안타 2홈런 8타점의 원맨쇼를 펼쳤고, 23일 토론토전부터 26일 미네소타전까지 4연속경기홈런도 터트렸다. 그의 불방망이를 앞세운 양키스 또한 4월말 파죽의 9연승으로 AL 동부지구 2위까지 도약했다.
그레고리우스는 2019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다. 본인 스스로는 벌써 올 겨울 연장계약을 통해 잔류하고픈 속내를 내비쳤다. 6년 총액 1억2000만달러(약 1290억원)면 충분하다는 전망이다. 그레고리우스가 꾸준함을 잃지 않는다면, 올 시즌 도중이든 종료 후이든 양키스가 굳이 마차도를 잡을 필요도 줄어든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