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정구 친구’ 두 사령탑, 헹가래도 함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7일 03시 00분


초중고대학 동창 달성군청 남종대-문경시청 주인식 감독
동아일보기 대회 남녀 단체전 각각 6번째 우승-2연패 지휘

제96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 남자 일반부에서 우승을 차지한 달성군청 김종윤(위 사진 왼쪽)과 김만열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달성군청은 6일 경북 문경국제정구장에서 열린 결승에서 이천시청을 꺾고 통산 6번째 정상에 올랐다. 여자 일반부에서는 문경시청의 심유진과 송지연(아래 사진 오른쪽)이 일본 초청팀 와타큐 세이모아를 꺾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문경=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제96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 남자 일반부에서 우승을 차지한 달성군청 김종윤(위 사진 왼쪽)과 김만열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달성군청은 6일 경북 문경국제정구장에서 열린 결승에서 이천시청을 꺾고 통산 6번째 정상에 올랐다. 여자 일반부에서는 문경시청의 심유진과 송지연(아래 사진 오른쪽)이 일본 초청팀 와타큐 세이모아를 꺾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문경=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초중고교와 대학을 같이 다닌 그들은 40년 넘게 코트를 지키고 있다. ‘실과 바늘’로 불리던 두 친구가 동반 우승이라는 첫 경험을 하며 함께 웃었다.

55세 동갑내기인 달성군청 남종대 감독과 문경시청 주인식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달성군청과 문경시청은 6일 경북 문경국제정구장에서 열린 제96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에 남녀 일반부에서 나란히 정상에 올랐다.

국내 단일 종목 대회 가운데 역사가 가장 깊은 이 대회에서 두 팀이 시상식 최고 영예를 나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달성군청은 결승에서 이천시청을 3-1로 눌러 2년 만이자 대회 통산 6번째 타이틀을 차지했다. 문경시청은 일본 초청팀 와타큐 세이모아를 3시간의 접전 끝에 3-1로 꺾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1970년대 중반 성주중학교 시절 전국대회에서 우승한 뒤 카퍼레이드를 하고 있는 주인식 문경시청 감독(가운데)과 남종대 달성군청 감독.
1970년대 중반 성주중학교 시절 전국대회에서 우승한 뒤 카퍼레이드를 하고 있는 주인식 문경시청 감독(가운데)과 남종대 달성군청 감독.
6일 제96회 동아일보기전국정구대회 에서 남녀 일반부에서 동반 우승한 남종대 달성군청 감독(왼쪽)과 주인식 문경시청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경=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6일 제96회 동아일보기전국정구대회 에서 남녀 일반부에서 동반 우승한 남종대 달성군청 감독(왼쪽)과 주인식 문경시청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경=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남 감독과 주 감독은 경북 성주 중앙초등학교 시절 핸드볼을 하다 1970년대 중반 성주중에서 정구로 바꿔 경주공고, 전주대를 졸업한 뒤 이천시청에서 계속 한솥밥을 먹었다. 학창 시절에는 대회가 끝나고 카퍼레이드를 할 만큼 실력이 뛰어났다. 은퇴 후 지도자로도 성공 시대를 열었다.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아 국제대회에서 화려한 성적을 거둬 체육훈장 청룡장을 수상한 것도 닮은꼴이다.

최근에는 경기 때 소속팀 코치에게 벤치를 맡기고 있지만 이번에는 직접 진두지휘했다. 문경시청 김희수 코치와 달성군청 김경한 코치가 대표팀 코칭스태프로 발탁돼 진천선수촌에 소집됐기 때문이다. 남 감독과 주 감독은 “다 선수들이 집중해서 노력한 결과다. 우린 옆에서 등만 두드렸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문경시청 승리 주역은 송지연(24). 안성시청에서 이적한 송지연은 1-1로 맞선 두 번째 복식에서 승리를 이끈 뒤 두 번째 단식에서도 이겨 승부를 결정지었다. 송지연은 “예선에서 일본팀에 패해 설욕을 다짐했다. 감독님 주문대로 적극적인 공격을 했던 게 효과를 봤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선물을 드린 것 같다”며 웃었다. 이날 주 감독은 예선에서 패했던 와타큐 세이모아를 맞아 약한 선수를 첫 번째 복식에 배치하는 변칙 오더를 낸 뒤 강세 종목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3연승을 달렸다.

달성군청은 2-1로 앞선 두 번째 단식에서 왼손잡이 이현수가 이천시청 박상엽을 꺾고 팀에 우승을 안겼다. 이현수는 “감독님이 평소 서브 리시브 같은 기본기를 강조하셨다. 오늘 그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태주 대한정구협회 사무처장은 “오랜 세월을 함께한 두 감독이 겉으로는 ‘톰과 제리’처럼 아웅다웅할 때도 많다. 하지만 우정 어린 경쟁 속에서 한국 정구 발전을 이끈 주역이다”라고 평가했다.
 
문경=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달성군청#남종대 감독#주인식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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