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넥센), 김현수(LG), 황재균(KT)이 복귀했음에도 프로야구 2018시즌 타자지존은 SK 최정(31)으로 굳어지고 있다. KBO 홈런왕 3연패를 향해 순항하며 올 해도 최정의 시간으로 만들고 있다. 더구나 2018시즌을 끝내면, 개인 두 번째 프리에이전트(FA)가 되는 최정의 가치는 재설정된다.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FA 계약을 통해서만 200억원을 버는 타자가 눈앞이다.
● 최정의 진짜 대박은 FA 두 번째 계약
포수 강민호(33·삼성)는 두 차례의 FA를 통해 총 155억원을 벌었다. 2013시즌 후 소속팀이었던 롯데와 4년 75억원에 계약했다. 이후 2017시즌 후 삼성으로 이적할 때, 80억원(4년)을 또 벌어들였다. FA 총액 기준으로 이대호의 롯데 복귀 시, FA 계약액(4년 150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사이닝보너스 성격의 계약금이 총액에서 큰 비중을 갖는 KBO FA 계약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인생복권’을 한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긁은 선수는 강민호 외에 정근우(한화), 이택근(넥센) 박용택(LG), 김주찬(KIA) 등이 있다. 정근우는 FA로만 105억원(70억+35억), 이택근(50억+35억)은 85억원, 박용택은 84억원(34억+50억), 김주찬(50억+27억)은 77억원을 각각 벌었다. 특히 39살 박용택은 2018시즌을 무사히 마치면 세 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최정은 2014시즌 직후 SK와 4년 86억원에 잔류 계약했다. 현역 최고타자이자 이제 31살인 최정의 가치는 올 시즌 후 정점으로 치솟을 시점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에서 천문학적 연봉을 벌어들인 사례를 제외하고, KBO리그의 FA 계약만 놓고 보면 최정이 강민호를 제치고 역대 1위로 올라설 것이 유력하다.
● FA 협상 기준점은 김현수?
시장 상황도 최정에게 우호적이다. 야구계에서는 “최정의 협상 기준점이 LG 김현수 케이스가 될 것”이라고 추측한다. 메이저리그 볼티모어와 필라델피아에서 뛰다 2018시즌을 앞두고 KBO로 컴백한 김현수의 몸값은 4년 총액 115억원이었다. 같은 3루수인 박석민(NC· 4년 총액 96억원), 황재균(4년 80억원)과 비교해도 최정의 가치는 처지지 않는다. KBO리그에서만 뛴 최형우(KIA·4년 100억원)와 손아섭(롯데·4년 98억원)의 조건도 넘어설 것이 유력하다.
김현수와 동일조건이어도 FA 계약 총액 200억을 돌파한다. FA 계약 첫해(2017년)를 재활로 보내야 했음에도 4년(총액 85억원) 계약을 해준 김광현의 예에서 볼 수 있듯, SK는 프랜차이즈 스타를 각별히 관리하는 팀이다. 타자 중에서는 최정이 SK에서 그런 상징성을 지닌 존재다. 물론 SK와 최정의 본격 협상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그러나 SK의 대전제는 ‘반드시 잡는다’에 맞춰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