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몬차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배구연맹(KOVO) 프로배구 남자부 트라이아웃 현장에 8일 반가운 얼굴이 등장했다. 대한항공과 KB손해보험에서 라이트 공격수로 활약하며 강력한 서브를 선보였던 네맥 마틴(34·슬로바키아). 그는 최근 우리카드 사령탑에 오른 신영철 감독(54)의 부름을 받고 코치로 합류하게 됐다. 2005년 출범한 KOVO리그 사상 첫 외국인선수 출신 코치가 된 것이다. 마틴은 신 감독이 대한항공을 지도하던 2011년 한국 무대를 밟아 2013년까지 활약했고 2015∼2016시즌에는 KB손해보험에서 뛰었다.
“1년 전부터 지도자 준비를 해왔다. 연수도 받고 지도자 자격 준비를 하던 중이었다. 지난달 신 감독께서 먼저 제안을 해왔다. 조금도 고민하지 않고 합류하기로 결심했다.”
마틴은 신 감독과 연을 맺은 뒤 계속 연락을 주고받았다. 둘의 믿음은 두터웠다. 마틴이 KB손해보험에서 뛸 때도 신 감독과 따로 식사를 하며 친분을 이어갔고 최근에도 꾸준히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았다.
마틴은 2017∼2018시즌까지 선수로 활약했다. 시즌 초에는 이탈리아리그에서, 선수생활의 마지막 3개월은 인도네시아에서 뛰었다. ‘이번 트라이아웃에 나온 미차 가스파리니 등도 현역인데 은퇴가 이르지 않나’라는 질문에 그는 “고질적인 발목 부상이 있어 더 이상 수준 높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조금이라도 이른 나이에 코치 경험을 쌓고 지도자로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마틴은 “신 감독은 경기 경험이 풍부하다. 요구하는 대로 따르고 감독님의 스타일에 맞춰나가면서 내 스타일을 찾겠다. 개인적으로 장기적인 목표는 아직 없다. 성공이라는 단기적인 목표부터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도자로 첫 출발점에 섰다. 기회를 준 우리카드와 신 감독에게 정말 감사드리고 싶다. 저나 가족들이 한국을 무척 좋아했기에 다시 올 수 있어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게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우리카드를 강호로 만들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마틴은 “선수생활을 할 때나 비디오 등으로 경기를 분석할 때 보면 한국 팀들은 색깔이 비슷하다. 좀 더 면밀하게 분석해 팀 전력 강화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한두 달 뒤에 같은 질문을 해 달라. 우리카드만의 색깔을 입히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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