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기 정구 남자복식 우승, 창녕군청 36세 지병우-24세 장명호
형편 어려워 선수 6명 ‘미니 부대’… “감독님 낚시해온 ‘붕어즙’이 보약”
남녀단식은 김재복-이민선 정상
창녕군청 정구부는 올 들어 큰 경사를 맞았다. 팀의 맏형 김기성(36)이 대표선발전을 통과해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 출전하게 됐다. 2001년 팀 창단 후 처음으로 대표선수를 배출한 것이다.
하지만 어려운 환경에 전체 선수가 6명밖에 안되는 ‘미니 팀’이다 보니 김기성의 대표 차출로 국내 대회에선 단체전 엔트리 구성도 쉽지 않았다.
평소 동갑내기 김기성과 짝을 이룬 창녕군청 지병우는 띠동갑인 후배 장명호(24)를 복식 파트너로 급조하게 됐다. 손발을 맞춘 지 한 달도 안 된 두 선수가 처음 출전한 무대에서 우승을 합작했다.
지병우와 장명호는 8일 경북 문경공고 정구장에서 열린 제96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 남자일반부 복식 결승에서 서울시청 김동언과 송인경을 3-2로 눌렀다.
창녕군청은 선수 5명이 다른 팀에서 이적한 ‘외인부대’로 불린다. 예산 부족으로 스카우트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문경시청에서 옮긴 지병우는 2016년 이 대회 단식에서 우승할 만큼 에이스로 성장했다. 네트 플레이가 장점인 장명호는 서울시청에서 뛰다 올해 이적했다.
지병우는 “사연이 많은 선수들끼리 모이다 보니 서로 의지하면서 다른 팀보다 끈끈한 정이 쌓였다”고 말했다. 장명호는 “선배들이 잘 챙겨주고 편안하게 운동에만 전념하게 해준다. 회식도 자주 한다”며 웃었다.
창녕군청 김용국 감독은 직접 낚시를 해 잡은 붕어를 선수 보약으로 쓸 만큼 뒷바라지에 정성을 다하고 있다. 김 감독은 “숙소 냉장고에 붕어 20마리가 있다. 이번 대회에서 고생한 선수들에게 붕어즙을 만들어줄 생각이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또 “선수들이 열심히 해 성과를 낸 덕분에 팀 사정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내년에는 대학 유망주들을 영입하게 돼 기대가 크다”고 공을 돌렸다.
남자 일반부 단식에서는 김재복(문경시청)이 전진민(수원시청)을 3-2로 꺾고 3년 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대표 상비군인 김재복은 “진천선수촌 하드코트에서 합숙을 하다 이번 대회를 클레이코트에서 치러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상대 약점인 백핸드를 공략한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여자 일반부 단식 타이틀은 NH농협은행 이민선에게 돌아갔다. 국가대표 상비군 이민선은 결승에서 김지원(경남체육회)을 3-0으로 제압했다. 지난해 문경 경북조리과학고를 졸업한 이민선은 “대표팀에 언니 3명이 빠져 단체전 성적(3위)이 아쉬웠다. 부담이 컸는데 단식 우승으로 조금 위로가 될 것 같다. 학창 시절을 보낸 곳이어서 더 집중했다”고 말했다.
충북대 김태민은 단체전, 단식, 복식에서 정상에 올라 3관왕을 차지했다.
여고부 복식에서 순창 제일고 김연화와 조은정은 대회 2연패에 성공하며 이번 시즌 전국대회 3관왕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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