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외인 잔혹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는 듯했다. 그러나 ‘미운 오리’였던 팀 아델만(31)이 서서히 백조로 탈바꿈 중이다.
아델만의 초반은 ‘퐁당퐁당’이었다. 그는 3~4월 6경기에서 2승3패 방어율 6.09로 고전했다. 한 경기 호투하며 기대를 모은 뒤 어김없이 다음 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패턴을 반복했다. 수년째 외인 투수 탓에 눈물 흘린 삼성의 역사를 잇는 듯했다.
하지만 5월 들어 조금씩 본 궤도를 찾고 있다. 아델만은 5월 2경기에서 1승무패 방어율 4.85로 안정세를 띄고 있다. 특히 9일 수원 KT전에서 6이닝 3실점 퀄리티스타트 호투했다. 경기 결과와 무관하게 이닝을 꾸준히 소화하며 삼성 벤치의 ‘계산이 서도록’ 돕고 있다.
아델만은 시즌 초 ‘갈지자 행보’를 이어갈 때도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았다. ‘일관성’을 되찾을 거라는 확신이었다. 아델만은 “초반의 ‘퐁당퐁당’ 흐름은 진짜 내 모습이 아니었다. 한국 타자들은 이미 숱한 외인 투수들을 상대했다. 반면 난 한국인으로 꾸려진 라인업은 처음이었다. 익숙해진다면 일관성을 보일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기술적인 변화도 있다. 아델만은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코치와 함께 퀵 모션 조정에 신경 썼다. KBO리그 공인구에 맞지 않는 본인만의 싱커를 과감히 포기한 뒤 속구와 체인지업을 위닝샷으로 사용 중이다. 그러면서 점차 자신만의 밸런스를 찾아갔다. 성적 향상은 당연히 따라왔다.
남은 퍼즐 조각은 커브다. 아델만은 “속구와 체인지업에 커브까지 더해진다면 7~8이닝은 꾸준히 던질 수 있다. 매 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지는 게 내 목표다. 그저 팀이 승리하는 데 주춧돌을 놓을 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