욘 안데르센(55·노르웨이) 전 북한 축구대표팀 감독이 새로운 직장을 찾은 분위기다. 새 행선지는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가 유력하다.
복수의 K리그 소식통은 13일 “안데르센 감독이 인천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 현재 부임 협상을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안다. 특별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다면 인천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입을 모았다.
안데르센 감독의 취임 시기는 일단 2018러시아월드컵 휴식기가 유력하다. 인천은 이기형(44) 감독과 결별하면서 박성철(43) 코치를 임시 감독대행에 선임했다. 11일 구단 발표에는 부진한 올 시즌 성적에 대해 부담을 느낀 이 감독의 자진사퇴로 포장됐으나 실질적으로는 경질이다.
10일 풀 트레이닝부터 선수단을 지휘한 박 대행은 13일 상주 상무 원정에 이어 20일 울산 현대와의 홈경기까지 맡고 월드컵 휴식기를 즈음해 안데르센 감독과 인수인계하는 작업을 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5월부터 북한대표팀을 이끌었던 안데르센 감독은 팔 체르나이(헝가리) 감독 이후 북한 A대표팀을 맡은 역대 두 번째 외국인 사령탑이다. 나름 인상적인 족적도 남겼다. 부임 첫 해 8차례 A매치에서 6승1무1패를 거뒀고, 동아시안컵 본선 진출과 함께 1년 계약연장에 성공했다.
최근 마무리 된 2019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 지역예선에서도 초반 부진을 극복하며 본선 티켓을 손에 넣었다. 그러나 더 이상의 인연은 이어갈 수 없었다. 북한을 향한 국제사회의 제재 여파가 컸다.
3월 안데르센 감독은 외신 인터뷰를 통해 “북한에서 많은 걸 배우고 경험했으나 북한의 경제사정이 좋지 않아 더 이상 머물 수 없게 됐다”면서 “일단 아시아에 남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아시안컵 예선 당시 북한의 마지막 상대였던 홍콩이 축구협회 차원에서 안데르센 감독과 접촉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홍콩 부임설’에 무게가 실렸으나 한 달 넘도록 홍콩대표팀 감독이 공석인 가운데 인천이 뒤늦게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인천은 실력이 검증된 사령탑의 선임을 통해 잔뜩 악화된 여론을 달래는 한편, 화해무드가 조성된 남북관계에서도 스포츠 차원의 효과를 보기 위해 안데르센 감독의 선임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