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뭉친 ‘리우올림픽 삼총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15일 03시 00분


4강 좌절 손흥민-권창훈-황희찬, 신 감독과 함께 최고 무대 재도전

2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강전 온두라스와의 경기가 끝난 뒤 한국 라커룸은 눈물바다가 됐다. 조별리그에서 승승장구한 대표팀이 온두라스의 역습 한 방에 무너지며 0-1로 패했기 때문. 두 눈이 벌겋게 충혈된 손흥민(토트넘) 등 올림픽 대표팀(23세 이하) 선수들은 이렇게 말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우리 언젠가는 더 높은 곳에서 만나자.”

당시 신태용 감독의 지도 아래 한국 공격의 선봉에 섰던 와일드카드 손흥민과 권창훈(디종), 황희찬(잘츠부르크)이 2018 러시아 월드컵 대표팀에서 다시 만났다. 리우 올림픽 사령탑이었던 신 감독과 또 한 번의 국제무대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올 시즌 소속팀에서 맹활약을 펼친 이들은 국내 소집 훈련에서 큰 부상을 당하지 않으면 무난히 최종 엔트리(23명)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셋 모두 유럽 무대에서의 활약을 통해 2년 전보다 성장했다. 지난 시즌 유럽 무대 한국인 시즌 최다골(21골)을 기록했던 손흥민은 올 시즌에도 18골을 터뜨리며 맹활약했다. 골 결정력이 뛰어난 손흥민은 역습 위주의 전술을 구상하는 대표팀 공격의 핵심이다. 신 감독은 “손흥민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그는 스스로 월드클래스 선수라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창훈은 올 시즌 11골을 터뜨리며 성공적으로 프랑스 무대에 안착했다. 왼발 킥이 뛰어난 그는 한국의 공격 전개뿐만 아니라 세트피스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최근 소속팀에서는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서도 활약하며 경쟁력을 키웠다. 신 감독은 14일 ‘멀티 공격수’로 성장한 권창훈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당초 대표팀의 플랜A였던 투 톱을 가동한 4-4-2 대신 다른 전술을 사용할 수도 있다. 권창훈은 (전술에 따라) 최전방에 설 수도 있고 측면 미드필더로 기용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직한 돌파 능력을 갖춘 황희찬은 한국이 투 톱을 활용할 경우 손흥민의 짝으로 기용될 수 있다. 그는 올 시즌 13골을 터뜨리며 물오른 감각을 뽐냈다. 그는 리우 올림픽 때도 손흥민과 룸메이트로 지내며 돈돈한 관계를 유지했다. 황희찬은 “흥민이 형과는 워낙 친한 데다 서로 평소에도 얘기를 많이 나누기 때문에 둘 사이 호흡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2018 러시아 월드컵#축구 국가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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