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기 이사장 “서울에서 평양까지 ‘두 바퀴’로 ‘투르 드 코리아’ 꿈도 가까워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4일 03시 00분


대회 12회째 주최 체육진흥공단 조재기 이사장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앞에서 사이클을 타고 포즈를 취한 조재기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조 이사장은 국내 유일의 
사이클 국제도로대회인 ‘투르 드 코리아’를 남북을 잇는 구간에서 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명실상부하게 한반도 전역을 누비는 대회로
 키우겠다는 생각이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앞에서 사이클을 타고 포즈를 취한 조재기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조 이사장은 국내 유일의 사이클 국제도로대회인 ‘투르 드 코리아’를 남북을 잇는 구간에서 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명실상부하게 한반도 전역을 누비는 대회로 키우겠다는 생각이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서울을 출발한 은륜의 물결이 개성을 거쳐 평양에서 골인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꿈같은 이야기였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꿈이 현실이 될지도 모르겠다.

30일 개막하는 국내 유일의 사이클 국제도로대회 ‘투르 드 코리아(Tour de Korea) 2018’을 일주일 앞둔 조재기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68)의 얼굴에는 희망과 자신감이 넘쳤다.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공단 사무실에서 만난 조 이사장은 “남북이 요즘처럼 활발하게 교류하게 된다면 자전거를 통한 교류만큼 좋은 게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투르 드 코리아는 자전거로 한국의 방방곡곡을 누빈다는 뜻을 담고 있는 대회다. 자전거의 두 바퀴로 한국과 북한이 이어진다면 그야말로 진정한 투르 드 코리아가 될 것”이라며 투르 드 코리아 대회를 남북한이 이어지는 구간에서 열고 싶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 같은 꿈의 레이스가 실현되려면 남북 간 정치적인 관계는 물론 정부 부처들과의 협의가 우선돼야 한다. 10년 넘게 투르 드 코리아를 개최하고 있는 공단은 혹시 있을 상황에 대비해 일찌감치 준비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결정하면 언제든지 시행할 수 있도록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조 이사장은 “여러 가지 좋은 그림이 많이 나올 수 있다. 설악산과 금강산을 잇는 코스를 생각할 수 있다. 또는 조선시대부터 우리나라의 수도인 서울과 고려시대 수도인 개성, 그리고 고구려가 한때 수도로 삼았던 평양을 잇는 코스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이사장이 이처럼 자신 있게 구체적인 계획을 밝힌 데는 이유가 있다. 투드 르 코리아는 도로 사이클 레이스의 대명사 ‘투르 드 프랑스’를 모티브로 2007년 처음 만들었다. 첫 대회부터 2013년까지 아시아투어 2.2등급으로 개최됐지만 2014년에 2.1등급으로 승격됐다. 2.1의 2는 이틀 이상의 구간 레이스를 뜻하며 1은 대회 등급을 의미한다. 국제사이클연맹(UCI)의 기술자문과 경주 코스 승인을 통해 충분히 노하우를 축적했다. 경험과 검증된 인력이 있으니 언제든 성공적으로 대회를 개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이사장은 “자전거를 통하면 북한의 산하를 천천히 구경할 수 있다. 반대로 한국의 자연을 북한에 소개하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대회는 내년 이후 규모와 의미가 더 확대될 수 있는 ‘투르 드 코리아 2019’의 전초전이자 서울 올림픽 3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 있는 대회다. 12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는 전북 군산을 출발해 천안∼영주∼정선∼충주를 지나 내달 3일 서울에서 최종 5구간 결승선을 통과한다. 총거리는 803.8km다.

한국을 포함해 11개국에서 온 20개 팀, 200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UCI 아시아투어 랭킹 1∼8위 팀이 모두 나설 정도로 수준이 높다. 특히 이탈리아 프로 콘티넨탈팀 윌리어 소속의 필리포 포차토(37)는 단연 돋보인다. 그는 세계 최고의 무대 투르 드 프랑스에서 두 차례나 구간 우승(2004년, 2007년)을 차지한 스타플레이어다.

지난해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 대회 우승을 차지한 민경호(22·서울시청)를 비롯한 한국 선수가 타이틀을 방어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높은 산악코스로 ‘악마의 구간’이란 평가를 받는 3구간(영주∼정선)이 성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SPOTV+는 대회 최초로 전 경기를 TV로 생중계한다.

조 이사장은 “자전거는 결국 사람의 힘으로 움직인다. 탈수록 운동이 된다. 친환경 교통수단이다. 선진국에서 자전거가 활성화된 이유다. 투드 드 코리아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자전거의 매력을 알고,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투르 드 코리아 2018’

○ 기간: 5월 30일∼6월 3일
○ 구간: 군산∼천안∼영주∼정선∼충주∼서울
○ 대회 등급: 2.1Class
○ 참가 팀:
20개(한국 팀 7개 포함)
○ 참가 선수:
200명
○ 총 구간 길이: 803.8km
○ TV 중계:
SPOTV+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투르 드 코리아 2018#조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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