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진출 당시 인터뷰에서 밝힌 말이다. 농구계 안팎에서 ‘여자농구의 보물’, ‘희망’이라는 표현을 듣고 있는 만큼 자신의 상황을 박지수는 잘 알고 있었다. 여자농구의 위기라는 말이 들릴 때마다 많은 팬들과 농구 관계자들은 20세의 어린 선수를 희망으로 생각했다.
박지수의 WNBA의 진출 결정도 이런 책임감과 무관하지 않았다. 본인의 어린 시절 꿈이라고 말했지만, 박지수의 결정에는 더 큰 무대로 나가 여자농구의 인기를 견인하고 싶은 마음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여자농구연맹(WKBL)과 WNBA는 연봉규모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WNBA의 유명 선수들이 WKBL 외국인드래프트에 참여하는 이유도 바로 WKBL에서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인 신분으로 진출해야 하는 국내 여자농구 선수들의 경우는 휴식기 반납, 낮은 급여, 낯선 환경 등 국내 무대보다 처우 면에서 좋을 것이 없어 보인다.
특히 올해는 아시안게임과 여자농구 아시안컵 등 굵직한 국제 대회가 연이어 이어진다. 대표팀 차출이 확실시 되는 박지수는 사실상 휴식기 없이 WKBL 시즌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비시즌 체력관리가 중요한 상황에서 박지수는 도전을 선택한 것이다.
박지수는 28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만달레이 베이 이벤트센터에서 열린 2018 WNBA 정규리그 시애틀 스톰과의 홈경기에서 4분 29초를 뛰어 어시스트 1개와 실책 2개를 기록했다. 아쉽지만 아직까지 박지수는 WKBL 무대에서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소속팀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에서 식스맨 역할을 소화하고 있는 박지수는 평균 10분 남짓한 출전시간에 국내무대와는 다른 선수들의 힘싸움에 적응하고 있다.
경기장 밖에서도 박지수는 적응 중이다. 어머니와 동행했지만 낯선 언어와 문화부터 식사 환경까지 국내와 다른 문화에 적응해야 한다. 휴식기를 보내고 출국한 만큼 몸 컨디션 역시 아직 100%까지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WNBA 개막 엔트리에 들었던 첫 번째 한국인 선수는 아시아 최고 센터라 불렸던 정선민이었다. WKBL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이고 세계무대에서도 가능성을 보였지만, 정선민 역시 WNBA에서는 국내 무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박지수의 경험은 박지수뿐 아니라 여자농구의 소중한 자산이다. 박지수의 경험이 여자농구의 발전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박지수에 대해 비난보단 응원과 격려가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