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KBO리그 전체 일정(총 720경기)의 3분의 1(33.3%) 이상이 지났다. 총 260경기를 진행해 리그 일정의 36.1%를 소화했는데, 치열한 타점왕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타점은 타자의 해결사 본능과 궤를 같이한다. 누상에 있는 주자를 쓸어 담는 클러치 능력이 탁월한 타자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많은 타자들이 “타율, 홈런도 좋지만, 많은 타점을 올리고 싶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KBO리그 역대 최다 네 차례 타점왕을 거머쥔 이만수(1983~1985·1987시즌)와 이승엽(1997·1999·2002~2003시즌), 박병호(넥센·2012~2015시즌)를 두고 “좋은 타자”라고 하는 것은 타점의 가치를 그만큼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타점왕 타이틀은 국내 선수들이 자존심을 세운 부문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외국인선수 제도를 처음 도입한 1998시즌부터 2017시즌까지 20시즌 동안 외국인타자가 타점왕에 오른 것은 두산 타이론 우즈(1998·2001시즌)와 현대 래리 서튼(2005시즌), 롯데 카림 가르시아(2008시즌), 삼성 다린 러프(2017시즌)의 5차례 뿐이다.
올 시즌 타점왕 경쟁은 절대 강자가 없어 그 어느 때보다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다. 이 부문 선두 이대호(롯데·47타점)부터 공동 13위인 한화 송광민, KT 멜 로하스 주니어(이상 38타점)까지 격차가 10타점 미만으로 다닥다닥 붙어있는 형국이다. 이대호와 5위인 KIA 김주찬, 러프(이상 41타점)까지 격차도 6타점에 불과하다. 경우에 따라 한 경기 결과만으로 순위가 대폭 바뀔 수 있다. 2위 LG 채은성(43타점)과 공동 3위 두산 최주환, SK 제이미 로맥(이상 42타점) 등 새 얼굴의 등장도 경쟁을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다. 이 부문 상위권에 포진한 타자들은 모두 2루타 이상의 장타 생산능력이 뛰어나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KBSN스포츠 장성호 해설위원은 “타점은 홈런과 상생관계다. 홈런왕 경쟁을 하는 선수들이 시즌 막판 타점왕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