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 구단주(이장석 전 대표이사)는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상태다. 장정석 감독은 야구단의 사외이사로 등재된 것이 발각됐다. 두 명의 선수(박동원·조상우)는 선수단의 원정숙소에서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야구단 지분을 놓고, 경영권 분쟁은 장기화되고 있다. 메인스폰서 넥센타이어는 두 달 동안 스폰서비 지급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고형욱 단장 등 야구단 수뇌부가 KBO에 공시하지 않은 트레이드 머니를 발생시켰고, 수수료까지 챙겼다는 문건이 28일 공개됐다. 고 단장은 “한 푼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정했다. 그러나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다고 해도 KBO 규약(선수계약 승인)을 위반한 당사자라 할만한 고 단장이 구단 홍보팀을 제치고, 미디어 창구로 나서는 현실 자체가 비정상적이다.
‘비정상의 일상화’가 넥센 히어로즈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더 큰 문제는 이를 제어할 마땅한 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일단 넥센과 KT, NC 사이에서 발생한 트레이드에서 뒷거래 현금이 발각됐어도 트레이드는 유효하다고 KBO는 판단한다. KBO 장윤호 사무총장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러나 아무것도 몰랐던 해당 선수들이 선의의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트레이드를 무효화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뒷거래를 했던 야구단들이 ‘양수양도 계약서를 성실하게 신고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선수 계약 승인의 위반으로서 해당 구단과 관련자들의 징계는 불가피하다. 이에 관한 징계 수위와 범위에 관해서 전례가 없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그냥 넘어갈 순 없다.
더 큰 문제는 넥센 히어로즈를 둘러싼 동시다발적 스캔들이 야구단의 존립을 위협하는 현실이다. 구성원 개개인의 일탈로 봐야 할 사건도 있겠지만 히어로즈는 스폰서를 통해서 존립하는 구조다. 이렇게 악재와 불확실성에 휩싸인 팀을 후원할 기업은 없을 것이다. 히어로즈와 넥센타이어의 메인스폰서 계약은 2018년을 끝으로 종료된다.
야구계에서는 “매각이 답이겠지만 매각도 쉽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이장석 전 대표와 홍성은 레이니어 그룹 회장의 경영권 다툼부터 단기간에 해결이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야구단을 인수하겠다고 나설 그룹도 마땅치 않다. 과거 현대 유니콘스처럼 KBO가 자금을 투입해 지원하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다. 넥센 히어로즈를 KBO리그에서 퇴출시킬 명분도 미약하다. 사태가 악화될수록 넥센 히어로즈가 그 어떤 후속조치도 취하지 않고 버틸 가능성만 올라간다. ‘클린 베이스볼’을 표방한 KBO로서는 넥센발 악재에 난감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