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 드 코리아’ 우승 기세로 ‘투르 드 프랑스’ 달려보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9일 03시 00분


작년 대회 깜짝 챔피언 민경호
유명세로 국제대회서도 견제받아
한국 사이클 전설 조호성 감독도
“亞경기 금 넘어 꿈의 무대 가능”

한국 남자 사이클의 미래 민경호(왼쪽)와 한국 사이클의 전설 조호성 서울시청 감독이 27일 숙소 근처 자전거 도로에서 자전거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지난해 선수와 코치로 ‘투르 드 코리아 2017’ 우승을 합작했던 둘은 30일 개막하는 ‘투르 드 코리아 
2018’에서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의정부=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한국 남자 사이클의 미래 민경호(왼쪽)와 한국 사이클의 전설 조호성 서울시청 감독이 27일 숙소 근처 자전거 도로에서 자전거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지난해 선수와 코치로 ‘투르 드 코리아 2017’ 우승을 합작했던 둘은 30일 개막하는 ‘투르 드 코리아 2018’에서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의정부=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한국 남자 사이클의 미래 민경호(22·서울시청)는 요즘 ‘옐로 저지’(개인종합 1위가 입는 노란색 셔츠)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 도로를 달리다 보면 자전거 동호회 회원들이 귀신같이 그를 알아보고 인사와 응원의 말을 건넨다. 국제대회에 나가면 상대팀 선수들은 집중적으로 그를 견제한다.

이 모든 게 지난해 투르 드 코리아 2017에서 깜짝 우승하며 옐로 저지의 주인공이 된 뒤 일어난 일이다. 국제사이클연맹(UCI) 1등급 투어 사상 첫 한국 선수의 우승이었다.

옐로 저지의 영광은 30일 개막하는 국내 유일의 사이클 국제도로대회 ‘투르 드 코리아 2018’에서도 이어진다. 민경호는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전 세계 20개 팀 200명의 선수단 가운데 가장 앞선 등번호 1번을 받는다.

27일 소속팀 숙소가 있는 경기 의정부시의 한 카페에서 만난 민경호는 “많은 분이 부담되지 않느냐고 물어보신다. 부담보다는 영광스러운 마음이 앞선다. 최대한 이 순간을 즐기려 한다”고 말했다.

민경호 옆에는 한국 사이클의 전설 조호성 서울시청 감독이 있다. 아시아경기에서만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를 목에 건 조 감독은 2014년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했다. 지난해 코치로 민경호의 종합 우승을 도왔다. 올해 감독이 된 조 감독은 “지난해 경호가 어린 나이에도 극한의 상황을 이겨내고 옐로 저지를 지켜냈다. 그 덕분에 지난 1년간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전략을 잘 세워 2연패를 노려 보겠다”고 말했다.

민경호는 투르 드 코리아 2연패와 8월 자카르카-팔렘방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눈은 여기에 머물러 있지 않다. 한국 선수 최초로 도로 사이클 세계 최고의 무대인 투르 드 프랑스 진출을 꿈꾼다.

조 감독은 현역 시절이던 1999년 혼자 프랑스로 건너가 1년 반가량 머물렀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대비한 훈련을 하기 위해서였다. 아쉽게도 시드니 올림픽 포인트레이스에서 4위로 골인하며 메달은 따지 못했다. 그는 “사이클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는 동양인에 대한 편견이 무척 심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실력과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도전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민경호는 조 감독의 못 다 이룬 꿈을 이룰 수 있는 재목이다. 개인독주와 업힐(산악), 그리고 스프린트 등 도로 사이클 선수로 갖춰야 할 3박자를 고루 갖췄다. 중학교 때까지 동호인으로 활동하다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로 접어든 지 얼마 되지 않아 에이스가 됐을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민경호는 “아직 먼 얘기지만 목표는 크게 잡고 있다. 유럽리그로 건너가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민경호는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도 한국 남자 선수 최초의 사이클 메달에 도전할 계획이다.

의정부=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투르 드 코리아#투르 드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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