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태형 감독은 29일 잠실 SK전에 앞서 외야수 박건우를 만나 한 가지를 물어봤다. 박건우의 매형인 좌완 장원준의 근황이었다. 박건우에 따르면 장원준은 요즘 산악인이 되었다고 한다. 산 속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몸을 가다듬고 있는 것이다.
장원준의 2018시즌 성적은 9경기(41.1이닝) 등판에 3승 4패 평균자책점 9.15다. KBO리그의 A급 좌투수라고는 믿기 힘든 성적이다.
최근 KBO리그는 핵심 선발투수라도 거듭된 난조가 빚어지면 2군으로 보내는 풍토가 생겼다. 질책성이 아니라 선수에게 재조정을 할 시간을 주는 배려다. 삼성이 윤성환을 2군으로 보낸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두산은 유희관에 이어 장원준까지 힐링의 시간을 주고 있다. 유희관은 1군에 돌아왔지만 장원준의 복귀시점은 미정이다.
김 감독이 정한 복귀 기준은 장원준의 ‘마음’이다. 장원준이 ‘준비됐습니다’라는 신호를 보내면 바로 부를 계획이다. 장원준은 30일 이후 1군 복귀가 가능하다.
김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늘 계산을 한다. 올 시즌은 ‘장원준과 유희관이 예전만 못하겠다’라고 대비는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유는 그동안 두 투수가 지속성을 보여줬기에 쉬어가야 할 타이밍이 올 것이라는 데 있었다.
팀에는 악재였지만 두산이 충격파를 흡수하고 1위를 달리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조쉬 린드블럼이 잘해줄 것이라는 생각은 들었다. 그리고 세프 후랭코프가 기대 이상이었던 것이 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