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고는 3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2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사·스포츠동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경남고와의 4강전에서 3-2 역전승을 거두며 결승에 선착했다. 같은 날 열린 두번째 4강전에서는 대구고가 경기고를 5-1로 꺾고 광주일고의 파트너로 올라섰다. 대구고는 0-1로 끌려가던 6회 대거 5득점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이로써 올해 황금사자기 결승전은 호남을 대표하는 ‘역전의 명수’ 광주일고와 영남을 대표하는 ‘돌풍’ 대구고의 맞대결로 압축됐다.
광주일고는 ‘0순위 우승 후보’로 꼽히던 경남고를 꺾으며 2010년 이후 8년만의 대회 우승을 노린다. 1라운드를 부전승으로 통과한 광주일고는 4강전까지 4승을 따냈는데, 이 중 3승이 역전극이었다. 군산상고가 보유 중인 역전의 명수 타이틀을 빼앗을 기세다. 주로 추격하는 입장에서 경기를 치렀음에도 강력한 뒷심을 과시했다. 광주일고 성영재 감독도 “매 경기 쫓아간다는 입장이다. 어린 선수들에게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똘똘 뭉치는 집중력으로 역전극이 이어지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1-0으로 앞선 1회부터 수비에 벤치의 작전 미스까지 더해지며 2실점,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에이스 조준혁이 추가 실점 없이 8회 2사까지 마운드를 지켰고, 타선도 상대 ‘에이스 군단’을 두들겨 역전승을 맛봤다.
조준혁은 “경기 초반 위기는 내 꾀에 내가 말린 것이었다. 1회 2실점으로 오히려 긴장이 풀리며 남은 이닝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4강전에 선발로 나선다는 것은, 결승전에 올라가더라도 등판할 수 없다는 의미다. 나에게는 오늘이 결승전이었다. 모든 걸 걸고 던졌다”며 “나 혼자 경남고를 상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뒤와 벤치에 동료들이 있었다. 그들의 힘이 나를 여기까지 이끌었다”고 말했다.
1976년 창단했음에도 아직 황금사자기 트로피에 입을 맞추지 못했던 대구고는 첫 우승을 꿈꾼다. 대구고는 개막 전까지만 해도 우승 후보로 분류되지 않았다. 팀 주축을 맡아야 하는 3학년 가운데 두각을 드러내는 이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학년들이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빠르지 않은 구속에도 칼 같은 제구로 ‘대구고 유희관’이라 불리는 2학년 이승민이 마운드에서 버텨준다. 중심타선을 이끄는 이도 역시 2학년인 신준우다. 광주일고와 대구고는 31일 오후 6시 목동구장에서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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