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하우스 리더십은 어떻게 발휘될까. 넥센 히어로즈의 상황이 어려울수록 ‘영원한 캡틴’처럼 여겨지는 이택근(38)을 사람들은 쳐다본다. 정작 당사자는 이런 시선이 달갑지만은 않을 터다. 그러나 이택근은 해야 할 일을 마다하지 않는 성품의 플레이어다. 물론 주장 김민성이 잘해주고 있지만 이택근에게는 그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
팀 리더 이택근의 미덕은 팀 플레이어라는 데 있다. 5일 고척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이택근은 “이렇게 팀이 어려울수록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행동이라고 해서 거창한 것이 아니다. 할 수 있는 플레이 순간마다 혼신을 쏟아 붓는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굳이 강요하지 않아도 후배들을 감화시켜서 따라오게 만드는 것이다.
사실 이택근은 몸 상태가 좋지 못하다. 다리가 아파서 수비는 무리가 따른다. 오히려 그렇기에 사소한 플레이라도 정성스럽게 하면 더 후배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택근은 “나는 홈런타자가 아니다. 상황마다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한다”고 말했다. 어떻게 해야 팀 승리에 도움을 줄지를 아는 경지에 오른 선수라서 할 수 있는 얘기다.
이택근은 5일까지 타율 0.306을 기록 중이다. 이날 두산전에서 대타로 나와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그러나 이런 숫자에 관한 집착을 가지지 않은지 오래다. 때에 따라서 안타보다도 번트가 선수의 가치를 올릴 수 있음을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구가 잘 된다고 우쭐하지 않고, 연패라고 움츠러들지 않는, 평상심을 잃지 않기를 이택근은 선수단 전체에 바랐다. “히어로즈 야구단은 내 청춘을 바친 곳이다. 집 같은 곳이다”라고 이택근은 말한다. 절망이 깊을수록 그곳에서 이택근은 할 바를 할뿐이다. 그것만이 많은 것을 안겨준 팀 히어로즈를 위해 이택근이 해줄 수 있는 최선의 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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