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유희관(32)은 달변가다. 사회적인 이슈에 대한 관심도 높고 야구 등 모든 부분에서 자신의 소신도 뚜렷하다. 미디어를 통한 팬들과 소통 능력, 빼어난 말솜씨와 유머 감각은 홍성흔 샌디에이고 마이너리그 코치의 ‘후계자’로 꼽힐 정도다.
유희관은 평소 덕아웃에서 경기 전 훈련을 마친 후 취재진과 자유로운 토론을 즐겼다. 농담을 자주 섞었지만 정제된 발언이 주를 이뤘기 때문에 재미있고 의미 있는 기사가 됐다.
그러나 최근 유희관은 표정은 한없이 진중하다. 6일 고척 넥센전에 선발등판 6이닝 2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지만 “지금은 좀 더 팀 성적에 집중하고 싶다”며 정중히 인터뷰도 사양했다.
유희관은 시즌 초 깊은 부진에 빠졌다. 4월 22일 KIA전에서는 3이닝 만에 6실점하고 물러났다. 5월 4일 LG전은 1.2이닝 만에 6실점했다. 결국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했고 복귀 후 한 차례 불펜 투입 후 다시 선발로테이션에 복귀했다. 수 년 째 당연한 것 같았던 1군 선발투수 한 자리도 이제 긴장감을 낮출 수 없는 상황이다.
유희관은 한 없이 쾌활한 이미지로 보이지만 팀을 앞서 생각하는 헌신 그리고 프로야구 선수로 자존감의 의미를 매우 높이 생각한다. 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첫 번째 목표로 “최대한 많은 이닝 소화”를 꼽는 것도 선발 투수로 팀에 공헌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큰 역할이기 때문이다. 유희관은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공의 회전력을 되찾으며 선발 복귀 이후 3연속 경기 좋은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리그 최고의 정교한 투구가 되살아날수록 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시원시원한 입담의 부활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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