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에서 막을 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에쓰오일 챔피언십의 최대 화젯거리는 이승현(27·NH투자증권)의 노보기 우승이었지만, 이에 못지않게 관심을 받은 대목이 있었다. 바로 박결(22·삼일제약)의 복귀 신호탄이었다.
박결은 2018년 레이스를 남들보다 뒤늦게 출발해야 했다. 갑작스러운 허리 부상 때문이었다. 시즌 개막전이었던 지난해 12월 효성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산뜻하게 출발한 박결. 그러나 3월 브루나이 오픈에서 극심한 허리 통증을 느꼈다. 진단 결과는 요추 부위의 담. 지난 동계훈련에서 무리하게 비거리를 늘리려다가 생긴 후유증이었다.
결국 박결은 4월 한 달을 치료와 재활의 시간으로 보내야했다. 그 사이 경쟁자들은 한 발씩 멀어져갔다. 절치부심한 박결은 지난달 필드로 돌아왔고, 복귀 후 5번째 대회인 에쓰오일 챔피언십에서 공동 준우승을 차지하며 부상 완쾌를 알렸다. 챔피언조 경쟁자인 이승현이 노보기 플레이를 펼치는 바람에 우승은 놓쳤지만 박결 역시 사흘 동안 버디 15개, 보기 1개로 깔끔한 샷 감각을 뽐냈다.
10일 최종라운드 직후 대회장에서 만난 박결은 아쉬움을 토로하면서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이어 “회복 기간 동료들이 경기를 펼치는 모습을 TV로 지켜보면서 속상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90%에 가까운 몸 상태를 확인하게 돼 기쁘다”며 살짝 웃어보였다.
2014인천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이듬해 화려하게 프로에 데뷔한 박결은 그러나 지난 3년 동안 우승을 이루지 못하면서 ‘기대주’ 꼬리표를 쉽게 떼어내지 못했다. 그만큼 이번 우승 경쟁이 아쉬울 만도 했지만, 박결은 조급해하지 않겠다는 의젓한 자세를 보였다.
박결은 “시즌 초반 크게 아파봤기 때문에 일단은 부상 없이 남은 대회를 모두 치르는 일이 우선이다. 이와 동시에 우승도 노리겠다. 아직 시즌이 길게 남아있는 만큼 시간을 두고 첫 우승을 노려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