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주의’ ‘철벽수비’ ‘기선제압’ ‘완벽주의’… F조 감독들 보면 팀이 보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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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전쟁에서 사령탑이 누구냐에 따라 전략 전술도 달라진다. 한국이 속한 F조 감독들도 색깔이 다 다르다. 이들이 어떤 전술을 보여줄 것인가. 4인 4색 감독 스타일을 알아본다.

최근 신태용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48)은 국내 취재진으로부터 불평불만을 자주 듣는다. 대표팀 훈련을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하기 때문이다. 보통 비공개 훈련은 대회가 시작되는 장소에 입성해서 시작하는 게 관례지만 신 감독은 국내에서부터 일찌감치 비공개를 시작했다. “정보전인 월드컵에서 우리 전력을 노출시키지 않겠다”는 뜻이지만 대표팀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팬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취재진으로선 낭패가 아닐 수 없다.

현역 시절 ‘여우’라는 별명을 잘 반영한 스타일이다. 사실 여우라는 별명은 K리그 401경기에 출전해 99골 68도움을 기록할 정도로 다재다능해서 붙여진 별명. 신 감독은 첫 상대 스웨덴을 잡기 위해 ‘비밀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수비라인을 ‘스리백’이라고 했다가 갑자기 ‘포백’으로 바꾸는 등 취재진에까지 혼란을 주고 있다.

규율과 조직력을 중시하는 스웨덴의 얀네 안데르손 감독(56)은 ‘철벽 수비 구축자’다. 이탈리아와의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때 그의 진가가 드러났다. 1, 2차전으로 열리는 플레이오프에서 스웨덴은 1차전에서 1골을 넣고 무려 180분간 세계 최강 이탈리아에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으면서 ‘아주리 군단’에 60년 만의 본선 진출 좌절이란 충격을 안겼다. 그만큼 수비라인을 탄탄하게 조련했다. 유럽 A조 예선에서는 프랑스, 네덜란드 등 강호를 만나 네덜란드를 3위로 밀어내고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최종 엔트리에서 노장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7·LA 갤럭시)를 과감하게 뺄 정도로 뚝심이 있다.


콜롬비아 출신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멕시코 감독(57)은 상대의 혼을 빼놓는 기선 제압을 중히 여긴다. 국가대표 경력은 없지만 축구 지식이 해박하고 분석력이 뛰어나다. 2015년부터 멕시코 대표팀을 맡아 66.7%(30승 8무 7패)의 승률을 자랑한다. 포백과 스리백 등 경기 중에도 전술적으로 다양한 변화를 준다. 이런 변화무쌍한 전술로 북중미카리브 지역 예선 1위로 월드컵 티켓을 챙겼다. 멕시코는 1994년부터 6회 연속 월드컵 16강에 올랐다.

요아힘 뢰프 독일 감독(58)은 말이 필요 없는 명장. 탁월한 전략가로 독일을 10여 년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로 이끌고 있다. 정상을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까지 이뤄내 이번 월드컵 본선 32개국 지도자 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축구 전문가들은 “힘을 추구하는 독일 축구에 기술과 아름다움을 입혔다”고 평가한다. 이번 월드컵도 들어 올린다면 56년 만에 대회 2연패를 이루며 브라질이 가지고 있는 역대 최다인 5번의 월드컵 획득과 타이를 이루는 대업을 달성한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러시아 월드컵#f조#신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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