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러시아월드컵에 도전장을 내민 축구국가대표팀이 스웨덴과 대회 조별리그 F조 1차전(18일)이 펼쳐질 니즈니노브고로드에 16일 입성, 결전의 채비를 마쳤다. 볼가강과 오카강이 합류하는 동유럽 평원에 위치한 이곳은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관문으로 러시아 대문호 막심 고리키의 고향이기도 하다.
스웨덴전은 한국축구에 있어 2010년 남아공대회 이후 8년 만의 통산 두 번째 원정 16강 여정의 출발이기도 하지만 러시아에서 5번째로 큰 도시 니즈니노브고로드에게도 본격적인 월드컵의 시작을 알리는 순간이다. 4만5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는 조별리그 4경기와 16강·8강전 한 경기씩, 이번 대회에서 모두 6경기가 치러진다.
수 백여 문화유적지가 즐비한 이곳이 축구 열기로 점차 달아오르고 있다. 도심에서 만난 시민들의 표정에는 설렘과 흥분이 가득했고, 그리 많지 않은 숙박업소들은 주말을 기점으로 웃돈을 주고도 빈방을 구할 수 없을 정도로 예약이 가득 찼다.
특히 러시아와 인접한 스칸디나비아 대륙의 스웨덴 축구 팬들이 속속 니즈니노브고로드에 집결하기 시작했다. 대개 소그룹별로 모여든 이들이지만 경기 당일 스타디움의 노란 물결을 자신했다. 러시아 교통허브로 통하는 모스크바 세레멘티예보 국제공항에서 만난 스웨덴대표팀 유니폼 차림의 본투스는 “비킹(바이킹)의 침공”이라고 표현했다. 그가 스웨덴의 2-1 승리를 예상하자 동행한 친구 크리스는 “2-0으로 이겨야 한다. 무실점이 더욱 중요하다”며 활짝 웃었다. “(스웨덴 팬) 2만 명이 경기장을 찾을 것”이라는 친절한 설명도 곁들였다.
만약 크리스의 설명이 맞는다면 최소 경기장의 절반 가까이가 스웨덴 팬들로 들어찬다는 얘기다. 여기에 러시아 현지 팬들까지 합치면 태극전사들은 만원관중 앞에서 원정 A매치를 펼쳐야 한다. 반면 교민들과 개별적으로 이동한 대표팀 공식응원단 붉은악마 회원은 많아야 2000여명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에서는 한국-스웨덴전 입장권을 더 이상 구할 수 없다. 처음 대진이 짜여졌을 때만 해도 관심은 시들했으나 대회 개막이 다가올수록 티켓 판매가 활발히 이뤄져 지금에 이르렀다.
단장 자격으로 태극전사들을 인솔하는 대한축구협회 최영일 부회장은 “네덜란드와 1998년 프랑스대회 조별리그 2차전이 열린 마르세유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오렌지색 물결을 보고 정말 놀랐다. 지금도 오렌지는 거의 먹지 않는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스웨덴전을 앞두고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강한 마인드컨트롤이 태극전사들의 또다른 중요 화두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