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위인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는 1위인 독일을 1-0으로 제압했다. 멕시코는 전반 35분 터진 이르빙 로사노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연출했다. 멕시코가 독일을 꺾은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월드컵 4회 우승과 유로(유럽축구선수권대회) 3회 우승을 거둔 독일은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챔피언 독일은 1962년 브라질에 이어 56년 만에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1994년 미국 월드컵부터 6회 연속 16강에 오른 멕시코도 만만치 않았다. 오히려 멕시코가 경기 초반부터 빠른 패스와 역습으로 독일 수비라인을 흔들어 놓았다.
23일 F조 2차전에서 멕시코를 만나는 한국은 역습을 조심해야 할 전망이다. 멕시코는 예상 보다 더 강했다. 멕시코는 전광석화 같은 역습으로 세계 최강 독일의 골문을 열어 젖혔다. 멕시코는 짧은 패스와 롱패스를 조화롭게 구사하는 역습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공격의 시발점은 공격형 미드필더 겸 처진 스트라이커인 카를로스 벨라. 멕시코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평가 받는 벨라는 공을 잡으면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며 왼쪽 날개 로사노와 오른쪽 날개 미겔 라윤으로 배급했다. 양 날개는 기회가 있으면 슈팅을 하고 아니면 최전방 공격수 하비에르 에르난데느에게 패스했다. 여의치 않으면 다시 벨라에게 연결해 기회를 엿봤다. 벨라만이 아니었다. 모든 선수는 골을 빼앗는 순간 중앙 좌우로 패스하고 손살같이 상대 진영을 달려들었다.
전반 35분 터진 선제골도 이런 기동력 덕분이었다. 상대 진영에서 볼을 뽑아낸 수비수 엑토르 모레노는 바로 센터 서클 근처의 에르난데스에게 패스했다. 에르난데스는 상대 선수가 따라 붙자 원터치로 안드레스 과르다도에게 패스한 뒤 뒤로 돌아 달렸고 과르다도의 패스를 받아 질주했다. 그리고 왼쪽 사이드로 파고드는 로자노에게 찔러 줬다. 로자노는 수비라인까지 쫓아온 독일의 메수트 외칠을 가볍게 따돌리고 상대 골문을 갈랐다.
멕시코는 수비도 강했다. 헤수스 가야르도-모레노-우고 아얄라-카를로스 살세도가 지키는 포백 수비는 외칠과 토니 크로스, 티모 베르너 등 독일 공격라인을 잘 틀어막았다. 멕시코는 후반 들어 거의 전원이 수비를 펼치며 선제골을 지켰고 간간히 역습을 펼쳤다.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도 전반 38분 크로스의 프리킥 슈팅을 쳐내는 등 수차례 선방으로 독일 선수들의 기를 죽여 놓았다.
독일은 후반 들어 짜임새 있는 패스를 앞세워 골사냥에 나섰지만 멕시코의 수비라인을 뚫지 못했고 재빠르게 이어지는 멕시코의 역습에 번번이 뚫리는 모습을 보였다. 독일 선수들은 마음대로 되지 않자 짜증스럽게 거친 파울을 하기도 했다. 독일은 종료 직전 날린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는 불운이 따르기도 했다.
8만2000여 명을 수용하는 루즈키니 스타디움엔 독일과 멕시코 등 7만8000여 명의 팬들이 입장해 경기 시작 전부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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