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요란한 ‘관중석 월드컵’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9일 03시 00분


본선 못 갔지만 티켓 4만장 구매… 홍콩 언론은 “10만명 관전 예정”
中기업 광고 액수 9185억 원

‘월드컵 출전은 못했지만 열기만큼은 우승 후보.’

중국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추미(球迷·축구팬)’들이 대거 러시아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8일 중국 축구팬 10만여 명이 월드컵 ‘직관’에 나설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월드컵 본선에 등장했던 2002 한일 월드컵 당시에는 약 5만 명의 중국 축구팬이 한국과 일본 경기장을 찾았다.

최근 완화된 러시아 비자 발급 절차와 중국과 러시아의 지리적 근접성이 중국 팬의 러시아행을 이끌고 있다는 해석이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에 따르면 월드컵 기간(6월 14일∼7월 16일)에 중국∼러시아 항공권 구입은 전년 동기 대비 4배 증가했다. 특히 중국과 모스크바를 오가는 항공편 예약 증가는 10배 이상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중국 축구팬들이 4만여 장의 러시아 월드컵 입장권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 축구팬이 구입한 입장권 8000여 장의 약 5배다. 중국의 입장권 구매 순위는 개최국 러시아, 우승 후보인 브라질과 독일 등에 이어 9위에 올라 있다.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 국가 중에선 미국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이렇듯 과열된 월드컵 열기에 중국 내에서는 3500장 이상의 위조 티켓을 판매한 사기 업체가 적발되기도 했다.

한편 러시아 월드컵 광고시장에서도 중국은 ‘큰손’이다. 중국 차이나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 월드컵 광고 총액인 24억 달러(약 2조6400억 원) 중 중국 기업의 광고 액수는 8억3500만 달러(약 9185억 원)로 전체 광고 액수의 30%를 넘었다. 미국 기업의 광고 액수인 4억 달러(약 4400억 원)보다 2배 이상, 개최국인 러시아(6400만 달러·약 704억 원)보다 10배 이상 많다.

스폰서로 참여한 중국 기업은 중국 최대 부동산 기업인 완다,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비보(VIVO), 중국 2대 유제품 생산 기업인 멍뉴 등 7곳이다. 세계 축구 시장에서의 위상을 강화하려는 중국의 ‘축구 굴기(굴起·우뚝 일어섬)’와도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2018 러시아 월드컵#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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