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부터 2박 4일 일정으로 러시아를 국빈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을 현장에서 응원한다. 현직 대통령의 해외 월드컵 원정 응원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24일 0시(한국 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열리는 한국과 멕시코의 F조 조별리그 2차전을 관전한다. 문 대통령은 20일 러시아 매체들과의 합동 인터뷰에서 “한국은 (스웨덴과의) 첫 경기에서 패했기 때문에 다음 멕시코 경기의 승리에 대한 기대가 아주 크다”며 “러시아와 한국이 모두 선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방문 소식에 러시아 현지에서는 응원단 구성이 한창이다. 멕시코의 대규모 응원단에 맞서 태극전사들이 기죽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주러시아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모스크바 교민 100여 명은 응원단을 조직해 로스토프나도누로 출발할 예정이다. 로스토프나도누에는 선교사 외 한국 교민이 거의 살지 않는다. 권순건 교민 응원회장(중소기업협의회 회장)은 “수는 많지 않지만 한국에서 온 아리랑응원단과 함께 목청껏 한국의 승리를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대통령이 우리 대표팀의 월드컵 경기를 관전하는 건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16년 만이다. 4강 진출 쾌거를 이뤘던 그 대회에서 김 전 대통령은 한국 선수들이 출전한 네 경기를 직접 지켜봤다. 특히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포르투갈전 승리 후엔 라커룸을 찾아 직접 선수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축구와 깊은 인연을 맺은 역대 대통령이 꽤 많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16대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03년 4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일전 축구를 관전했다. 당시 경기에 앞서 선수 한 명씩 악수로 격려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은 축구광이라는 평가를 들을 만했다. 박 전 대통령은 ‘박대통령컵 쟁탈 아시아축구대회’(박스컵)라는 국제대회를 창설해 개막식마다 시축을 했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북한이 이탈리아를 1-0으로 꺾고 8강에 오른 것에 자극받아 이 대회를 만들었다고 한다.
육사 시절 축구부 주장이자 골키퍼로 활약했던 전 전 대통령은 예고 없이 경기장을 찾아 한국 대표팀 경기를 관전하곤 했다. 5차례나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냈던 박종환 아마추어 축구팀 여주세종축구단 총감독은 “한창때는 한 달에 한두 번 청와대로 직접 불러 축구 얘기를 듣곤 하셨다. 축구에 대한 지식이 어지간한 전문가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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