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전 2연승 이끌고 16강 확정… 우루과이 첫 3개 대회 득점 기록
상의에 공 넣는 세리머니 눈길
우루과이의 간판 골잡이 루이스 수아레스(31·바르셀로나)는 기행(奇行)의 아이콘이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축구 실력보단 각종 엽기적인 행동으로 구설에 오르곤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의 ‘핵 이빨’ 사건이다. 그는 이탈리아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상대 수비수 조르조 키엘리니의 어깨를 물어뜯었다. 문제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상대 선수들을 깨문 전력이 있었다는 것. 국제축구연맹(FIFA)은 A매치(국가대표 팀 간 경기) 9경기 출장 금지와 함께 4개월간 모든 축구 활동 금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수아레스가 빠진 우루과이는 16강전에서 콜롬비아에 0-2로 패하며 탈락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가나와의 8강전에서는 경기 종료 직전 골대 안으로 들어가는 상대 슈팅을 손으로 쳐내 퇴장당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못된 버릇은 계속되는 듯했다. 15일 이집트전에서 그는 사소한 반칙을 당한 뒤 바닥을 굴렀다. 벌떡 일어나선 상대 선수를 잡아챈 뒤 다시 그라운드에 벌러덩 드러눕는 이상 행동을 보였다.
하지만 21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그는 완전히 딴사람이 돼 있었다. 진지하게 그라운드를 누볐고, 반칙을 당해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전반 23분 결승골을 터뜨리며 우루과이에 1-0 승리를 안겼다. 카를로스 산체스의 왼쪽 코너킥을 곧바로 왼발로 가볍게 때려 그물을 갈랐다. A매치 100번째 출전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수아레스의 활약 덕에 우루과이는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맨 오브 더 매치(MOM)’는 그의 몫이었다.
A매치 52번째 골을 터뜨린 수아레스는 우루과이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 3개 대회에서 득점한 선수가 됐다.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선 3골, 2014 브라질 대회에선 2골을 넣었다.
골을 넣은 뒤 그는 공을 유니폼 상의 안에 집어넣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수아레스는 경기 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100경기 출전과 16강 진출을 달성해 기쁘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가 셋째 아이를 가졌다는 걸 알릴 수 있게 돼 더 기쁘다”고 썼다.
수아레스는 첫사랑인 아내 소피아 발비(29)와의 사이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수아레스가 사고를 칠 때마다 발비는 따뜻하게 그를 감싸 왔고, 아내의 내조 덕에 그는 이전에 비해 훨씬 성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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