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장’ 아르헨티나 감독 “팀이 메시 실력 가려…카바예로에 책임 물어선 안돼”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6월 22일 07시 26분


아르헨티나 크로아티아

리오넬 메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리오넬 메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빅매치’로 기대를 모았던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D조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의 경기가 크로아티아의 완승으로 허무하게 끝났다.

아르헨티나는 22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축구대회 D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크로아티아에 0-3으로 대패했다.

축구 기록 전문 사이트인 옵타에 따르면,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이처럼 참패를 당한 건 1958년 스웨덴 월드컵 이래 60년 만이다.

크로아티아는 후반 8분 안테 레비치의 선제골과 후반 35분 루카 모드리치의 추가 골, 그리고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이반 라키티치의 쐐기 골로 ‘메시의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대승을 낚았다.

이날 아르헨티나는 전반전 크로아티아 수비진의 강한 압박에 밀려 유효슈팅 제로(0)의 굴욕을 맛봤다. 팀의 첫 유효슈팅은 후반 8분에서야 나왔다.

아르헨티나는 골키퍼 윌프레도 카바예로의 치명적인 실수로 첫 골을 허용했다.

크로아티아 레비치는 0-0인 후반 8분 수비수의 백패스를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카바예로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강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백패스를 받은 카바예로는 공을 멀리 차려고 했지만 볼이 빗맞은 바람에 결국 문전까지 쇄도한 크로아티아 공격수 레비치에게 공을 패스한 꼴이 됐고, 레비치는 오른발 강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후반 35분 크로아티아의 추가 골이 터졌다. 모드리치는 페널티 아크 중앙에서 중거리 슛을 날렸고, 공은 절묘하게 휘며 골포스트 오른쪽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크로아티아의 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후반 추가 시간 라키티치가 골키퍼 없이 비어 있는 골문을 향해 쐐기골을 날렸다.

세계 최고 공격수 리오넬 메시를 앞세운 아르헨티나는 미드필더진과 수비진이 공격진을 뒷받침하지 못하면서 참패의 굴욕을 안게 됐다.

아르헨티나 축구 대표팀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아르헨티나 선수단의 현실(수준)이 메시의 탁월함을 가렸다”며 “메시의 움직임이 제한적이었던 것은 팀원들이 그에게 제대로 맞춰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정적인 실수로 선제골을 헌납한 윌리 카바예로 골키퍼에 대해선 “카바예로에게 책임을 물어선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승장인 즐라트코 달리치 크로아티아 감독은 “세계최고의 선수가 있는 아르헨티나를 꺾었다”며 “환상적인 경기를 치렀고 모든 것은 최상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 후 최우수선수 격인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된 모드리치는 “메시는 가장 위험한 선수이기 때문에 메시를 고립시키고 공을 받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승리 비결을 설명했다.

이로써 1차전에서 나이지리아를 2-0으로 제압한 크로아티아는 아르헨티나까지 침몰시키며 2승, 승점 6으로 ‘죽음의 조’에서 가장 먼저 16강 티켓을 먼저 손에 넣었다.

아이슬란드의 ‘얼음벽’에 막혀 무승부로 대회를 시작한 아르헨티나는 2차전에서 크로아티아에 패하면서 1무 1패로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처했다.

나이지리아(1패)와 아이슬란드(1무)가 23일 2차전을 벌이는 가운데 크로아티아는 27일 아이슬란드와, 아르헨티나는 같은 날 나이지리아와 마지막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아르헨티나는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무조건 승리해야 16강을 기대할 수 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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