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3차전 경기에서 ‘전차군단’ 독일을 2-0으로 꺾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국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인 독일이 FIFA 랭킹 57위인 한국에게 허무하게 패하면서 독일 축구팬들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독일 현지에 있는 한국인들의 반응도 관심을 모았다.
이날 경기 후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독일에 머물고 있는 한국인들이 전한 현지 분위기 관련 글들이 화제를 모았다.
특히 한국의 승리 후 현지 분위기가 험악해져 겁이 난다는 내용의 글들이 주목받았다.
누리꾼 ‘koos****’는 “독일에서 축구 봤습니다. 분위기 암울 그 자체. 욕하고 난리 나고 사람들 1분만에 다 빠져나가고 돌아오는 길에 한국인이냐고 묻기에 재패니즈(일본인)라 했습니다”고 적었고, ‘tuj_talesru****’는 “독일 사는 현지인인데요. 제발 조롱하지 말아주세요. 여기 시티 가면 다 맥주병 들고 다니는데 진짜 맞을지도 모르는 현지인 남김. 부탁드립니다”고 호소했다.
또 “독일에 교환(학생으로) 가 있는 내 친구, 축구 경기 펍에서 보다가 분위기 험악해져서 나오는 길에 욕도 먹고 온갖 시선에 인종 차별적인 발언들을 들었다고 무섭다고 연락 왔다. 서로 즐겁자고 하는 스포츠 경기에도 동양인 여성은 겁을 먹고 움츠리게 되는구나(sari****)”, “독일 현지 있는 친구 말로는 분위기 진짜 개판이라는데ㅋㅋㅋㅋㅋㅋ 내일이 무섭다고(kei****)” 등의 반응도 있었다.
이에 몇몇 누리꾼들은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 독일을 이긴 것에 대해 기쁘고 벅찬 건 알겠지만, 그렇다 해서 독일 현지인의 트위터나 다른 sns에 가서 조롱하지 마세요. 그게 그대로 (또는 몇 배로) 다 독일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들에게 불이익으로 돌아갑니다(svconuno****)”, “우리는 온라인상에서 그러니까 문제없는데 그 타격이 오프라인에 독일 현지에 사는 분들한테 갈 거라는 거 생각 안하냐고(modre_k****)”라고 우려했다.
반면 한국인들이 불안해 할만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다는 내용의 글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misa****’라는 누리꾼은 한 포털사이트 축구 관련 카페를 통해 “현재 독일 현지에 있다. 한국과 독일의 기적 같은 경기를 보고 친구와 저녁에 맥주 한 잔 마시러 왔다. 현지에서 난리가 났다, 창문을 깼다 하는데 거짓말이다. 그렇게 난리 안 났다”면서 “독일이 축구 졌다고 상대 국가 국민한테 시비 걸만큼 상식이 없는 국민들 없다. 그냥 독일 사람들이 베르너와 외질, 키미히 선수 욕을 좀 많이 하고 있다. 저한테 독일인 몇몇 분이 찾아와서 조현우 선수를 엄청 칭찬하더라. 그러면서 꼭 베르너는 XXX야! 하면서 욕하시고 가는 분들도 몇 분 계신다. 어쨌든 독일 현지에서는 크게 난리는 안 났다”고 설명했다.
독일 현지에서 경기를 관전했다는 블로거 ‘sojun****’도 “(독일 패배가 확정된 후) 무서우리만큼 세상이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뒤늦게 들었는데 다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는 패닉 상태였단다”라며 “지인들이 ‘축하한다’ ‘운이 좋았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래도 다수는 ‘독일이 경기를 너무 못했다. 당연한 결과’라며 패배를 쿨하게 인정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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