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간판스타 외질, 패배 후 ‘욕받이’ 신세…경기 후 팬과 충돌까지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6월 28일 14시 23분


사진=MBC 캡쳐
사진=MBC 캡쳐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던 독일이 한국에 패해 월드컵 16강 진출에 실패하자 독일 국민들의 비난이 거센 가운데, 경기 후 독일의 간판 미드필더 메수트 외질(30·아스날)이 팬과 충돌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독일은 27일 오후 11시(한국 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전에서 한국에 0-2로 패해, 조 최하위라는 굴욕을 당하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국인 독일은 월드컵 2연패라는 꿈에 부풀었지만, 한국에 덜미를 붙잡혀 193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80년 만에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독일의 조기 탈락에 이날 경기장을 찾은 수많은 독일 관중들은 눈물을 흘리며 망연자실했고, 극도의 실망감 때문인지 경기 후 외질과 독일 팬 간 충돌까지 발생했다.

독일 매체 빌트에 따르면 이날 경기 후 라커룸으로 향하던 외질이 갑자기 팬들을 향해 화를 냈고, 골키퍼 코치 앤디 쾨페와 보디가드가 나서 상황을 중재했다.

매체가 공개한 사진에는 격앙된 표정으로 관중을 향해 뭐라 말하고 있는 외질의 모습과 이에 화가 난 듯 외질을 향해 팔을 뻗은 한 남성을 주위 스태프가 제지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매체는 “외질은 팬들이 자신을 모욕했다고 했지만, 정확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외질은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외질은 멕시코와 1차전에서 선발로 나섰지만 부진한 경기력으로 패배의 원흉으로 지목되는가 하면 2차전인 스웨덴 전에서는 선발 명단에서 아예 제외됐다.

외질은 독일의 러시아 월드컵 마지막 경기가 된 한국 전에서 선발로 이름을 올렸지만, 팀을 승리로 이끌기엔 역부족이었다.

비록 이날 경기에서 지긴 했지만 외질은 유럽의 축구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으로부터 평점 7.57점이라는 팀 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외질을 향한 자국민들의 비난은 계속되고 있다.

영국 더선은 외질을 향한 독일인들의 반응을 보도하기도 했다.

더선에 따르면 한 독일인은 “외질은 왜 항상 가장 게으른 선수인가?”라고 지적했고, 또 다른 독일인은 “외질은 팀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며 비판했다.

이외에도 “나는 그냥 외질이 사기꾼이라고 말하고 싶다”, “외질의 실력은 뛰어나지만 그의 정신력은 뜨거운 차에 빠진 비스킷 수준” 등이라며 질타했다.

외질이 유달리 많은 비판을 받는 데에는 지난 5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찍은 사진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터키계 이민 2세인 외질과 일카이 귄도간(28·맨체스터 시티)은 월드컵을 앞둔 지난 5월 영국 런던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을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사인 유니폼을 선물했다. 특히 귄도간은 유니폼에 ‘존경을 담아 나의 대통령에게’라는 문구를 써 더욱 논란이 됐다.

독일과 터키가 외교적으로 불편한 관계에 있던 상황으로, 두 선수의 민족적 정체성이 의심된다는 비난이 이어졌고 조기 대선을 앞둔 에르도안 대통령이 두 사람을 선거용으로 이용했다는 지적까지 나오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두 선수를 대표팀에서 제외시켜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등 이들을 향한 비난 여론은 거셌다.

월드컵을 앞두고 두 선수를 향한 비난이 계속되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11일 “두 선수가 그 사진이 무엇을 초래할 지 생각하지 못했다고 본다”며 “그들이 독일 팬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한다는 것을 확신한다”며 두 선수를 감싸기도 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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