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2014 브라질 월드컵 챔피언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인 독일을 격파하는 이변을 만들어낸 가운데,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2골을 기록한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 FC)과 신들린 ‘선방쇼’를 선보인 골키퍼 조현우(27·대구FC)의 군대 문제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1992년생으로 2008년 동북고를 중퇴한 손흥민은 병역법상 4급 보충역(사회복무 요원) 대상자다. 토트넘과 2020년 5월까지 계약된 손흥민은 만 27세가 되는 2019년 7월까지 입영을 연기할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국외 리그에서 활동할 수 없다.
조현우의 경우 역시 4급 보충역 대상자로, 만 27세가 되는 2019년 9월 전에는 입대를 해야 한다.
하지만 두 선수는 오는 8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AG)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 경우 병역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23세 이하 선수가 뛰는 아시안게임에서 나이와 상관없이 선발하는 ‘와일드카드’(3명)로 발탁되면 출전 길이 열린다. 손흥민은 이 ‘와일드카드’ 1순위로 꼽힌다.
단 손흥민의 경우 토트넘이 협조를 해야 한다.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은 월드컵 폐막 약 한 달 후인 8월 18일부터 열린다. 아시안게임 한국 대표로 또 차출되면 소집 기간을 포함해 8월 한 달을 통째로 날릴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이다. 손흥민이 아시안게임 대표로 참가하면 EPL 2018-2019시즌(올해 기준 8월 13일 개막) 개막전부터 초반 3~5라운드 정도를 결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기간이 아니기 때문에 토트넘이 손흥민을 의무적으로 내줄 필요가 없다.
손흥민은 22세였던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 와일드카드 적용 없이 뛸 수 있었지만 소속팀이었던 레버쿠젠(독일)의 반대로 국가대표 차출이 좌절됐었다. 당시 축구협회는 아시안게임 16강부터라도 합류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레버쿠젠은 경기 일정을 이유로 이마저 거부했다.
고(故) 이광종 감독이 지휘한 한국 대표팀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고, 대표로 뛴 선수들은 4주 기초 군사훈련으로 병역 의무를 대신했다. 손흥민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뛰었다면 일찌감치 병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것.
이에 손흥민이 토트넘의 협조를 받고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 병역 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현우 역시 ‘와일드카드’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 경우 병역 문제를 해결할수 있다. 조현우는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놀라운 활약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국외 진출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 이에 조현우를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로 선발해 병역 특례 혜택 기회를 줘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조현우는 이와 관련, 독일전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뿐만 아니라 (손)흥민이 등등 함께 할 동료들을 위해 뛰겠다”면서도 “나는 군대를 가더라도 상관없다. 어디에 있든 최선을 다 한다는 각오를 다질 뿐”이라고 밝혔다.
와일드카드 차출 결정은 김학범 올림픽 대표팀 감독과 선수의 소속팀이 결정할 문제다. 손흥민과 조현우가 와일드카드로 선발되더라도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해야만 병역 특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한국은 아시안게임에서 1970년(버마(미얀마)와 공동우승), 1978년(북한과 공동우승), 1986년, 2014년 등 총 4차례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란(1974년·1990년·1998년·2002년)과 함께 역대 최다 우승 타이 기록이다. 한국은 이번 2018 아시안게임에서 대회 2연패를 노린다.
한편 축구 국가대표가 군대를 면제받기 위해선 올림픽 메달 또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해야한다. 월드컵은 해당되지 않는다. 단,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으로 인한 대표팀 군 면제는 국회 특별법 제정을 통해 인정된 예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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