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수준의 골키퍼이자 독일의 주장인 마누엘 노이어(32·바이에른 뮌헨)가 결국 빈손으로 이번 시즌을 마감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우승을 바라보며 대표팀에 ‘올인·다걸기’ 했지만, 80년 만에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굴욕을 맛보며 씁쓸히 귀국행 비행기에 오르게 됐다.
월드컵 2연패를 노리던 독일은 27일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전에서 한국과 맞대결을 펼쳤으나, 세계랭킹 1위라는 수식이 무색하게 0-2 완패를 당하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세계 최고 골키퍼로 인정받는 노이어는 이날 한국에 2골을 허용했을 뿐만 아니라, 굴욕적인 경기 장면도 남겼다.
후반 추가시간 한국이 1-0으로 앞서 나가자 노이어는 하프라인을 넘어 공격에 가담했다. 그러나 주세종에게 공을 빼앗겼고 이 공은 그대로 손흥민에게 패스, 한국의 추가골로 이어졌다.
덕분에 손흥민은 골키퍼 없는 골문을 향해 여유롭게 득점을 성공시키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 한국의 골키퍼 조현우는 이날 신들린 선방으로 평점 8.85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노이어는 2.59점이라는 낮은 점수를 받는데 그쳤다.
노이어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선방쇼를 펼치며 골든 글러브까지 수상하는 등 독일을 월드컵 우승으로 이끌었던 장본인이다.
그러나 4년 뒤 다시 돌아온 러시아 월드컵은 그에게 최악의 한 해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노이어는 월드컵 출전 직전 불운한 1년을 보냈다. 그는 지난해 4월 경기 중 왼발 발등뼈가 부러진 데 이어 작년 9월 왼발 중족골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그는 시즌 시작과 동시에 입은 부상으로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단 3경기만 출전하는 등 사실상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월드컵 개막을 채 1년도 앞두지 않은 시점에서 심각한 부상으로 약 7개월 간 실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노이어는 러시아 월드컵 출전 여부도 불투명했다.
그러나 월드컵을 목표로 치료와 재활에 몰두한 그는 지난 5월 요하임 뢰브 감독의 부름을 받고 독일 대표팀에 합류했다.
세계적 골키퍼 노이어의 복귀와 독일의 월드컵 2연패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지만, 조 최하위라는 굴욕적인 성적으로 러시아 월드컵을 마감하게 됐다. 리그에서나 대표팀에서나 뭐하나 이룬게 없는 한 시즌이 된 것.
노이어는 한국 전이 끝난 후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우리는 불운했다. 불길한 시간을 보내면서 의욕을 잃었다”며 허탈한 마음을 드러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