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해 경기 후반 이른바 ‘산책 축구’를 한 일본에 야유가 쏟아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일본 선수들은 니시노 아키라 감독의 훌륭한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일본 주장 하세베 마코토(34·프랑크푸르트)는 “처음부터 무승부나 패배를 생각한 것은 아니다. 이기러 간다는 점은 분명했다”며 “하지만 선제 골을 내주고 콜롬비아가 선제 골을 넣었다는 정보도 들어왔다. 이런 상황이라면 감독이 결단하지 않으면 안된다. 감독은 더 이상 실점하지 않고, 옐로우 카드를 받지 말아야된다는 생각이어서 선수들에게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여러 논쟁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16강 진출은 우리가 쟁취한 결과로 받아들이고 싶다”며 “답답한 축구가 돼 버렸지만, 이것이 승부의 세계다. 오늘은 졌지만 조별리그 통과라는 결과는 크다”고 말했다.
하세베는 “축구의 세계에 여러 논란이 있지만, 진실은 결과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것을 판단하고 결정한 것은 감독이다. 경기 중 누군가 결단하지 않으면 안되고, 감독이 그것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베테랑 미드필더 혼다 게이스케(32·파추카)도 “감독의 훌륭한 지휘였다”고 말했다.
혼다는 “출전 선수들에게 힘든 경기 내용이었다고 생각하지만, 결곽 중요하고 예선 통과가 목적이었다”며 “세네갈이 동점 골을 넣으면 탈락할 위험이 있었기에 경기가 끝난 뒤 안심했다. 개인적으로는 감독의 훌륭한 지휘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감독이었다면 이렇게 대담하게 지휘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니시노 감독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재미있는 축구를 보려고 했던 팬들에게는 면목이 없다. 하지만 결과를 내놓지 않으면 안된다”며 “다음 단계로 올라가지 못하면 좋은 축구를 해 팬을 기쁘게 할 수도 없다. 팬들이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양해를 구했다.
28일(한국시간) 러시아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열린 2018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폴란드와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16강에 오를 수 있었던 일본은 0-1로 끌려가면서도 마지막 10분 동안 후방에서 공만 돌렸다. 같은시각 세네갈이 콜롬비아에 0-1로 지고 있다는 점과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앞선다는 점을 인지하고 시간을 보내자는 선택을 한 것이다. 경기 후 일본을 향해 ‘산책 축구’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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