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16강에 진출했지만, 28일(현지 시간)조별리그 3차전에서 83km밖에 뛰지 않는 등 극단적인 '지키기 축구'를 보여 축구팬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전날 ‘1%의 가능성’이라 불릴 만큼 승리가 거의 불가능해 보였던 상황에서 세계랭킹 1위 독일을 상대로 118km를 뛰며 투혼을 발휘한 한국과 비교하는 비판이 많다.
일본은 28일 러시아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폴란드에 0-1로 패했지만, H조의 또 다른 최종전에서 콜롬비아가 세네갈을 1-0으로 꺾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폴란드 전에 앞서 세네갈과 함께 1승1무로 승점 4점을 기록 중이던 일본은 자력으로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폴란드를 상대로 최소 무승부를 거뒀어야 했다.
그러나 일본은 후반 14분 폴란드에게 1점을 내준 뒤에도 소극적인 플레이를 계속했고, 후반 38분께 콜롬비아의 선제골 소식을 들은 후부터는 의미 없는 패스만 주고받는 등 공격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일본은 세네갈과 승점, 골득실, 다득점에서 모두 동률을 이뤘지만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앞서있었기 때문에 세네갈이 패할 경우 폴란드전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조2위로 16강에 진출하는 상황이었다.
그때부터 일본은 하프라인 근처에서 공을 돌리며 시간 때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고, 세네갈이 콜롬비아에 패하면서 일본은 폴란드에 지고도 16강에 진출했다.
일본의 무기력했던 모습은 이들의 활동량이 증명했다. FIFA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일본은 폴란드 전에서 불과 83km를 뛰는 데 그쳤다. 앞선 경기에서 2패를 기록해 16강 탈락이 이미 확정됐던 폴란드도 80km밖에 뛰지 않으며 양 팀은 졸전에 가까운 경기를 치렀다.
일본과 조 2위를 놓고 경쟁하던 세네갈이 콜롬비아 전에서 97km를 뛴 것과 비교해도 낮은 수치이며, 일본이 앞서 치렀던 조별리그 콜롬비아 전과 세네갈 전에서 각각 93km, 105km를 뛰었던 것과 비교해도 적은 활동량이다.
또한 같은 날, 16강 진출에 이미 실패했지만 첫 승을 위해 102km를 뛴 파나마와 107km를 뛴 튀니지와 비교해도 일본의 활동량은 지적 받을만한 수준이다.
경기 후 영국 BBC는 “일본 축구가 웃음거리로 전락했다”며 혹평했고, 레온 오스먼 BBC 축구 해설위원도 “마지막 10분 동안 일본의 플레이는 월드컵에서 아무도 보고 싶지 않아 한다”며 “정말 형편없는 경기”라고 지적했다.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축제라 불리는 월드컵에서 보여준 일본의 경기에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도 전 세계 누리꾼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페어플레이 규정은 이미 페어플레이를 망쳤다. 일본의 경기는 혐오스러울 정도”, “일본 축구는 아시아의 수치”, “일본과 폴란드의 마지막 10분은 완전 쓰레기였다”, “경기를 봤던 시간이 아까운 경기였다” 등이라며 비판했다.
이외에도 “한국과 큰 대조를 이룬 일본은 월드컵 사상 최악의 경기를 펼쳤다”, “일본은 무승부나 승리를 위해 경기하려 하지 않았고, 폴란드도 똑같았다. 양 팀의 자존심은 어디에 있는가. 한국-독일 전을 비교해봐라” 등이라며 아시아 출전국 한국과 일본을 비교하기도 했다.
한편 일본은 벨기에와 다음달 3일(한국 시간) 16강전을 치른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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