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17·발렌시아CF)이 국적 문제 때문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스페인축구협회가 이강인의 귀화를 원한다는 스페인 언론의 보도가 나왔기 때문. 소속팀이 아닌 스페인 축구협회 차원에서 이강인의 귀화를 추진한다는 점이 눈여겨 볼 대목이다. 스페인 국가대표 후보로 여긴다는 뜻으로 볼 수 있기 때문.
타국 출신으로 ‘무적함대’에 승선한 대표적인 선수는 브라질 출신 스트라이커 디에고 코스타(30 ·아틀레티고 마드리드)와 브라질 출신 부모를 두고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티아고 알칸타라(27·바이에른 뮌헨)가 있다. 반면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1·바르셀로나)는 스페인 축구협회의 끈질긴 구애를 거절하고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택했다. 참고로 이들은 모두 이중국적을 갖고 있으며 본인의 의지에 따라 유니폼을 선택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중국적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강인이 얼마나 성장할 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 ‘신계’로 평가받는 메시 급은 몰라도 알칸타라 수준까지는 발전 할 것으로 스페인 축구협회가 기대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앞서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도 스페인 귀화 권유를 받은 적 있다. 그런데 주체가 달랐다. 이승우의 경우 당시 소속팀 바르셀로나가 카탈루냐 축구협회와 함께 시민권 취득을 권했다. 당시 이승우는 2군 승격 시 확실한 주전급이 아니었다. 이승우가 몸담고 있던 바르셀로나B를 비롯해 스페인 프로 2부 리그는 유럽연합(EU) 시민권이 없는 선수를 두 명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참고로 1군은 비EU권 선수를 3명까지 보유할 수 있다) ‘남 주기 아까운’ 상황에서 이승우를 귀화시켜 데리고 있으면서 성장세를 조금 더 지켜보고자 했던 목적이 강했다.
하지만 이강인은 팀이 아닌 협회에서 주도하고 있기에 현 시점에서 가치를 더욱 높게 평가 받는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지인 '수페르 데포르테'는 2일(한국시간) "스페인축구협회가 이강인의 귀화를 계획하고 있다"라며 "축구협회 기술위원들이 발렌시아에서 뛰는 이강인의 뛰어난 잠재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강인은 최근 툴롱 컵을 비롯해 여러 대회를 통해 좋은 선수로 클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라고 밝혔다.
이 신문은 "스페인축구협회가 3년 전부터 이강인의 귀화를 추진하려고 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았다"라며 "6월 30일 자로 이강인이 스페인에서 거주한 지 8년이 지나면서 스페인 국적을 딸 수 있는 자격 요건을 갖췄다. 이와 함께 완벽한 스페인어 구사 능력과 의무교육 수강 등의 조건도 맞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스페인축구협회가 귀화 작업을 진행하려고 하지만 이강인이 한국 국적을 포기할지 검토를 하지 않았다"라며 "한국은 이중국적이 허용되지 않는다. 그래도 스페인축구협회는 계속 시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강인은 현재 한국의 U-19 대표팀에서 두 살 위인 형들과 활약 중이다. 지난해 16세의 나이로 U-18 대표팀에 발탁된 이강인은 나이를 무색케하는 기량으로 지난 6월 U-19 대표팀에 전격 합류했다. 각국 U-21 대표들이 출전한 툴롱 컵에서 한국은 유일하게 U-19 대표팀이 출전해 3전3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이강인은 2골을 터트리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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