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종 “독일전 롱슛? 손흥민에게 패스 맞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4일 03시 00분


7일 재개 K리그 미디어데이… 문선민 “이마 많이 알아보더라”
이용 “공격 때 세밀한 패스 미흡”


“(패스였나, 슛이었나?) 연락 오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 한 번씩 하는 질문이다. 심지어 (손)흥민이조차 ‘공이 너무 길게 간 거 보니 슛 아닌가’라고 장난을 치는데 당연히 패스다. 하하.”

사회자의 짓궂은 질문에 주세종(28·아산)은 웃음 띤 얼굴로 답하면서도 목에 힘을 주고 “패스였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인생 패스로 기억될 그 순간을 ‘슛터링(슛+센터링)’으로 평가 절하하고 싶진 않았으리라.

7일 프로축구 K리그 재개를 앞두고 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주세종을 비롯해 문선민(26·인천), 이용(32·전북), 윤영선(30·성남) 등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독일을 꺾는 데 맹활약한 4명의 K리그 선수가 참석해 월드컵 뒷이야기와 K리그 재개를 앞둔 각오 등을 재치 있는 입담으로 쏟아냈다.

주세종이 뽑은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독일과의 조별리그 F조 3차전 후반 추가시간. 0-1로 뒤진 상황에 다급해진 독일의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가 하프라인을 넘어왔고, 주세종은 그의 볼을 빼앗아 독일의 빈 골대 앞으로 긴 패스를 보내 손흥민의 득점을 도왔다. 주세종은 “은퇴할 때까지 골키퍼의 공을 빼앗아 어시스트하는 순간은 안 올 것 같다. 그 점에서 감회가 남다르다. 소속 팀(아산)에 돌아가서도 동료들에게 자랑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월드컵 경기 당시 환경에 대해 주세종은 “앉았다 일어서면 현기증이 날 정도로 날씨가 더웠다”고 설명했다.

문선민은 멕시코, 독일과의 경기에서 저돌적인 돌파와 악착같이 달려드는 투지로 국내 축구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월드컵 전후로 달라진 점을 묻는 질문에 그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내 이마를 많이 알아보더라. 아내와 외출하면 많이 알아봐주셔서 감사하고 그때마다 ‘K리그 많이 보러 오시라’고 말한다”며 웃었다.

문선민에게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순간은 언제였을까. 상대 문전에서 ‘새가슴’이 되었던 독일전이다.

후반 21분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노이어와 일대일로 맞섰던 상황에서 문선민은 왼발로 한 번 접으려다 달려오던 수비에게 막혀 슈팅 기회를 날렸다. “진짜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왜 안 때렸을까’ 하는 아쉬움에 잠도 못 잤다. 온라인에서도 ‘문선민 종이접기 하냐’란 비판이 많았다. 다음에는 그렇게 하지 않도록 K리그 경기장에서 보여줘야겠다는 다짐뿐이다.”

5월 20일 14라운드 경기를 끝으로 월드컵 휴식기를 가진 K리그1은 7일부터 후반기를 시작한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의 전 경기를 소화했던 이용은 “월드컵에서 우리가 볼을 빼앗았을 때 공격수에게 정확하게 패스해야 하는데 그런 세밀한 부분이 아쉬웠다. 한국 축구가 보완해야 할 부분”이라며 “K리그에서도 그런 부분을 보완하고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면 월드컵의 열기가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독일전에 한국의 주전 수비수(중앙)로 뛰었던 윤영선은 “현재 제 소속팀 성남이 2부 리그(K리그2)로 떨어졌는데 오히려 K리그1에서보다 속도가 빠르고 쉴 틈이 없어 더 힘든 것 같다”며 “관중이 실망하지 않게 투지 넘치는 모습을 보이며 경기를 재밌게 풀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k리그#미디어데이#주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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