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뙤약볕보다 더욱 뜨겁다. 2018러시아월드컵을 통해 범국민적 인기를 얻은 골키퍼 조현우(27·대구FC)의 이야기다. 태극전사들 가운데 가장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는 조현우가 부푼 마음을 안고 홀로 카메라 앞에 섰다. 4일 마포구 중소기업DMC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팬들의 성원에 진심 어린 감사를 표한 그는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오랜 꿈인 해외진출까지 이뤄내겠다는 포부도 잊지 않았다.
● 조현우가 보는 ‘조현우 열풍’
한국축구는 지금 ‘조현우 열풍’으로 뜨겁다. 조별리그 내내 펼친 환상적인 선방, 지친 동료들을 향해 “포기하지 말자”고 외치는 투혼, 압도적인 활약 뒤에 내비친 겸손. 이처럼 그라운드 안팎에서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은 조현우는 국민적 스타로 성장했다. 누구도 주목하지 못한 ‘조현우’ 이름 석 자가 새겨진 유니폼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 조현우가 속한 대구의 홈·원정 경기 티켓은 예매문의가 계속되고 있다.
“사실 나는 대단한 선수가 아니었다”고 속마음을 밝힌 조현우는 “귀국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환호가 쏟아졌다.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다. 이제는 길거리를 지나갈 때마다 많은 분들께서 알아봐주신다. 영광스럽고 또 감사하다”며 감격해했다.
조현우는 전날 ‘K리그 재개 미디어데이’에서 국가대표 동료들과 함께 마이크 앞에 설 예정이었지만, 구단 일정이 겹쳐 불참했다. 이에 여러 매체의 요구로 다음날 추가 기자회견이 열리게 됐다. 조현우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 조현우가 바라는 ‘해외진출’
월드컵을 통해 국가대표 주전 수문장으로 발돋움한 조현우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스웨덴전 전반전 일대일 찬스였다. 나도 모르게 몸이 공 방향으로 향하면서 골을 막았다. 여기서 나는 물론 동료들도 자신감을 얻었다”고 회상했다.
무명 수문장이던 조현우는 이제 세계가 주목하는 골키퍼가 됐다. 본인의 오랜 꿈인 해외진출 이야기도 거론되는 상황. 조현우는 “한국 골키퍼도 국제무대에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기쁘다. 병역 문제가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더 큰 무대로 나가고 싶다”고 속마음을 전했다.
관심을 모으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출전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2014년 무릎 수술로 병역 신체검사 2급을 받은 조현우는 올 시즌이 끝나면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지원할 예정이었다. 이에 조현우는 “김학범(58) 감독님은 물론 구단과도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태극마크를 달면 최선을 다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월드컵 직후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낸 조현우는 5일 팀 훈련 합류를 통해 본격적인 K리그 복귀에 나선다. 대구는 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FC서울과 후반기 첫 경기를 치른다. 구단 관계자는 “조현우의 선발이 예상돼 팬 사인회와 같은 행사는 계획하지 않고 있다. 경기가 끝난 뒤 오픈트레이닝 형태로 조현우와 팬들이 스킨십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