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국가대표팀 신임 사령탑 찾기에 착수했다. 지난해 여름 부임해 2018러시아월드컵을 책임진 신태용 감독의 유임은 보류됐다. 그의 임기는 7월 말 종료된다.
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 김판곤(49) 위원장은 5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소위원회 1차 회의를 열고 신임 사령탑 후보군 정리, 선임 과정 등을 정리했다. 계약 기간이 끝난 신 감독은 10명 안팎의 후보군에 포함돼 동일한 경쟁을 거친다.
김 위원장은 “(신 감독에 대한) 평가는 거의 끝났다. 2차 회의에서 TSG(테크니컬스터디그룹) 보고를 받고 평가하는 과정이 이뤄진다. 동시에 후보들의 인터뷰가 이뤄진다. 3차 회의에서는 모든 걸 취합해 협상 우선순위(1~3위)를 뽑겠다. 신중하되, 8월까지 선임 작업을 마무리하겠다”고 향후 스케줄을 설명했다.
● 신임 사령탑은 9회 연속 월드컵 진출국 위상에 맞게
김 위원장은 한국축구가 지향할 철학을 공개했다. 체력과 기술이 바탕이 된 ▲ 능동적인 축구(주도적인 수비와 강한 압박, 전진 플레이) ▲ 하이브리드 플레이 전환(강한 카운트어택, 역습 최소화와 재 반격) ▲ 공간·시간·체력 지배 ▲ 위닝 멘털리티 등을 강조했다. 동시에 “대륙간컵 대회 우승과 월드컵 예선통과 경력, 빅 리그에서의 우승 경험을 가진 분들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선임 기준도 밝혔다.
다분히 외국인 사령탑에 무게를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다만 협회가 먼저 후보들과 접촉한다. 대표팀이 러시아에서 귀국한 후 쇄도한 수많은 감독 이력서는 무시된다. 협회는 후보들에게 먼저 다가선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이미 다른 클럽이나 대표팀을 맡은 분들도 있다. 기존 계약을 포기하실 수 있는지까지 확인한다”고 했다.
그러나 결코 쉬운 과정은 아니다. 김 위원장이 공개한 수준에 맞는 사령탑은 전 세계 어디서나 탐을 내기 마련이다. 또 감독뿐 아니라 동행할 코칭스태프까지 고려해야 한다. 만만치 않은 자금이 필요하다. 협회는 2022카타르월드컵까지 4년 임기를 추구하지만 유명한 유럽 출신 감독이 머나먼 동아시아까지 이동하려면 큰 결심이 필요하다.
● 신태용 계약연장 가능성은?
신 감독의 재신임 여부는 회의의 핵심이자 출발이었다. 이 부분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게 가장 어려웠다는 후문이다. 월드컵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있으나 성공과 실패를 구분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김 위원장은 “완전한 실패도, 성공도 아니라 정말 결정이 어렵다. 재신임이 아니라고 선은 긋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태극전사들의 힘겨운 여정을 전부 지켜봤고, 선수들과도 면담을 했다. 신 감독의 의사도 전달받았다.
그러나 어느 정도 분위기는 추측할 수 있다. 신 감독은 러시아월드컵에서 결과를 내지 못했다. ‘제시된 철학에 (신 감독이) 얼마나 부합되느냐’는 물음에 김 위원장은 “정말 많은 노력을 하셨다. 이를 인정한다. 16강 실패가 걸림돌은 아니다. 준비과정, 리더십 등을 평가해 경쟁의 기회를 받는 게 맞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