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땅, 맑은 물, 아름다운 고장이다. 그러나 인구는 7만여 명이다. 수십 년간 이어진 도시 집중화를 비켜가지 못했다. 바로 옆에는 호남권 최대도시 광주광역시가 있다. 수도권도 아니고 대규모 공업단지가 있는 것도 아니다. 어떻게 해야 주민들이 행복하고 경제적으로 풍요로울까. 전남 화순군은 이 정답을 스포츠와 관광에서 찾았다. 특히 배드민턴은 화순이 대한민국의 핵심 도시다. 매년 대형 전국대회가 열리고 있다. 2개의 국제대회를 동시에 치를 수 있는 인프라도 갖췄다. 화순이 ‘배드민턴의 메카’가 되기까지 이 사람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셔틀콕을 바탕으로 화순에 굴뚝 없는 공장, 스포츠와 관광을 양 손에 잡고 뛰고 있는 구충곤(59) 화순군수는 대학시절 럭비 선수로 필드를 누볐다. 스스로 경기인 출신이라는 것에 자부심이 대단하다. 강력한 추진력, 그리고 팀워크를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리더십을 맨땅에서 배웠다.
구 군수는 군수로 당선되기 전 전남배드민턴협회 회장으로 오랜 시간 활약했다. 배드민턴 선수 출신은 아니지만 뛰어난 스포츠 인프라를 구축한 화순군의 미래를 스포츠산업과 관광에서 찾으며 셔틀콕 전국대회를 적극적으로 발전시켰다.
2010년부터 스포츠동아와 동아일보사가 주최하고 있는 ‘이용대 올림픽제패기념 전국 학교대항 배드민턴선수권대회’(11일~24일,초·중·고·대학부 경기 개최)는 올해 전국에서 1827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셔틀콕 팬 등 연인원 1만5800여명이 화순을 찾을 예정이다. 경제적 효과는 무려 약 22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2014년 민선 6기 군수로 당선된 구 군수는 지난 달 재선에 성공, ‘시즌2’를 시작했다. 2편의 예고편은 1편보다 더 흥미진진하다. 스포츠산업과 관광, 그리고 문화, 음식의 경쟁력을 통한 복지정책까지 달콤한 열매를 맺기 위한 씨앗은 튼튼했다.
구 군수는 다부졌고 자신감이 가득했다. 그러나 지역 주민의 복지 정책에 대해 이야기 할 때는 깊은 고뇌가 느껴졌다. 화순이 자랑하는 음식에 대한 질문에는 환한 웃음이 먼저 나왔다.
-화순은 배드민턴의 중심 도시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군수 취임 이전부터 전남 배드민턴연맹 회장으로 화순군이 전국적인 배드민턴 중심도시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큰 공헌을 했습니다. 이제 임기 2기를 시작하며 배드민턴을 포함해 스포츠산업에 또 어떠한 새로운 정책과 비전을 갖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스포츠는 바라보며 즐기는 영역에서 직접적인 신체활동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화순형 스포츠 복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반시설을 확충함은 물론 프로그램 개발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다양한 종목의 국제 및 국내 대회 개최지로 사랑받고 있는 하니움 문화스포츠센터도 있지만 축구장, 야구장 등 체육 인프라와 숙박시설 등의 편의시설을 확충해 제2의 스포츠센터를 조성하고자 합니다. 제2 스포츠센터까지 더해져 스포츠 메카 화순으로 확고히 자리 잡을 것입니다.”
-화순군이 배드민턴 중심 도시로 발전을 거듭할 수 있는 경쟁력은 무엇입니까?
“우리 화순의 배드민턴! 참 궁금하시죠.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체육 시설인 하니움 체육관이 있습니다. 인적 기반으로는 초등학교 17개교, 중학교 10개교, 고등학교 4개교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21개의 배드민턴 클럽이 네트워크처럼 형성되어 있으며 엘리트체육으로는 초등학교 2개교, 중학교, 2개교, 고등학교 2개교를 통해 체계적으로 선수가 육성되고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화순군청 배드민턴 실업팀을 구성하고 있으며, 이들이 합동훈련과 사회공헌활동으로 지도 육성되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화순하면 배드민턴의 메카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이 대회는 매년 참가선수 팀과 선수들이 늘어나며 좋은 성공 모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경제적 효과는 어느 정도 되는지 궁금합니다.
“우리 화순은 이용대 선수를 배출해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인 자랑스러운 고장입니다. 이를 기념하고 제2의 이용대를 발굴하기 위해 전국학교대항 배드민턴선수권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로 9년째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대회를 확대하여 전국실업대항 배드민턴선수권대회를 함께 개최합니다. 총 202개 팀 1827명의 선수단이 참가합니다. 전국에서 우리 군을 찾는 방문객은 연인원 1만5800여명으로 예상되며 약 22억73만원의 직·간접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추정 됩니다”
-지난 임기 동안 화순군의 관광산업 발전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국가지정 명승으로 지정된 화순적벽을 비롯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고인돌 유적지 등 많은 문화유적지와 관광자원이 있습니다. 이러한 역사 문화자원을 관광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관광산업 진흥에 역점을 둔 결과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수한 문화·관광자원을 바탕으로 다양한 종목의 국제·국내 대회를 유치해 문화·관광과 스포츠를 연계하여 화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습니다.”
-‘화순’ 하면 또한 음식이 매우 유명합니다. 배드민턴 선수 등 운동선수들, 그리고 그 부모님들이 전국 대회 및 전지훈련 때 가장 신경 쓰는 것이 음식입니다. 또한 ‘먹거리’는 그 자체로 매우 경쟁력 있는 관광 상품이기도 합니다.
“(크게 웃으며) 우리 화순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맛이 어우러진 고장으로 컬러푸드(color foo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요즘 건강식으로 블랙푸드가 인기입니다. 흑염소 요리, 흑두부 요리 등이 화순의 대표음식입니다. 흑염소는 전국의 25%를 화순에서 사육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대회 및 전지훈련으로 찾아오는 이가 많을 것을 대비해 식중독을 예방하고 좋은 음식을 제공토록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화순의 먹거리는 그 자체로 매우 경쟁력 있는 관광 상품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 정책들이 좋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10년 후 화순군은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요. 군수께서 꿈꾸는 화순의 미래는 어떤 모습입니까.
“화순의 미래는 군민이면 누구나 평균 이상의 삶을 보장받고, 청정 자연환경 속에서 생물의약산업이 더욱 발전해 아시아의 백신허브가 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의생명과학도시로 자리 잡는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젊은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제공되어 일자리 걱정 없는 화순이 되었으면 합니다. 품격 있는 문화관광도시로서 많은 사람이 우리고장을 찾아와 지역경제가 활성화 되었으면 합니다. 어르신들은 노후걱정이 없고 청년이 돌아오는 활기가 넘치는 화순, 모두의 삶의 질이 골고루 개선되어 군민이 더욱 행복한 고장이 되었으면 합니다.”